휴직한 지 1년이 다 됐다. 6개월 더 연장 신청을 했으니 1년 반의 기간이다. 몇 해 전 1년 반을 쉬었기에, 도합 3년의 육아휴직 기간을 알차게 쓰고 있다.
처음 이 길에 들어섰을 때 이토록 긴 기간 동안 휴직을 하게 되리라 생각지 못했다. 먼 미래지만 목표가 있었고 중간중간 생각해놓은 계획이 있었다. 10년 뒤엔 뭘 하고 있겠지, 20년 뒤엔, 또 30년 뒤엔. 달려갈 생각에 들떴다.
아이를 잉태하여 낳고 기르는 데에 많은 정성이 필요했다. 기쁨으로 생각하라는데 희생이 더 자주 떠올랐다. 친구와 동료들은 경력을 쌓았고, 가장 가까운 남편의 커리어는 날개 달 준비를 마쳤다. 나만 제자리라는 괴로움을 떨치기 위해 이르게 복직을 준비했고 더 열심히 일했다.
누구도 알 수 없었던 코로나의 창궐로 다시 휴직을 고민할 때, 나와 같은 대학, 같은 과, 같은 직업을 가지고 은퇴한 아빠는 뻔히 내다보이는 딸의 장래에 많이 속상해하셨다. 나보다 더 슬퍼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에 욕심부리는 삶보단 편안한 삶을 살고 싶다 말했지만 내 속은 아직 혼란스러웠다. 의미를 찾으려 애썼고 또 반대로 내려놓으려 몸부림쳤다.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상황에 떠밀려했지만 어찌 되었든 내 선택이었고, 왜 나만 이라는 억울함을 삭이고 나라서 할 수 있다 다독이고, 선한 의도의 끝은 복이라 자조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실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오락가락한다. 삶의 방향이 어디 호떡 뒤집듯 순식간에 달라질 수 있는 것인가.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천상병 시인의 수필집 제목처럼 언젠가 모든 것이 다 괜찮았다 말할 날이 오리라 믿는다. 평온함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