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의 계절이다. 발목을 드러내고 알록달록 양말을 뽐낼 수 있는 봄이 드디어 왔다. 답답하다며 맨발로 다니던 내게 잔소리하던 산후조리원 원장님 말씀을 들었어야 했던 건지. 이상하게 출산 후부터 발이 엄청 시린데, 그 덕에 입문한 양말의 세계가 지금까지 계속이다.
껑충 짧아진 바지 아래로 화려한 색과 무늬가 돋보인다. 지금은 카멜색에 베이지 곰이 그려진 양말을 신고 있다. 심지어 발가락 부분은 빨간색이다. 따님도 매번 색색의 무언가가 그려져 있는 엄마 양말만 보다 보니 단색의 양말들은 이상하다고 이야기한다. 오늘은 연핑크에 찐 핑크색 큰 하트가 잔뜩 그려져 있는 양말을 신고 학교에 갔다. 그게 예쁘다고, 마음에 쏙 든다면서 말이다.
올해도 양말 쇼핑에 여념이 없다. 얼마 안 한답시고 이것저것 담았더니 생각보다 가격이 꽤 된다. 몇 개를 뺐다 다시 또 다른 걸 담고, 여러 번 반복하며 결국 처음과 비슷한 가격을 결제했다. 예년보다 단순한 것들이 주를 이뤄 살짝 서운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그 와중에 여우, 고양이, 소년 등등 각종 무늬들을 골라 샀다. 아마도 직업상 아이들 눈을 힘들게 하는 현란한 옷을 잘 입지 못하는 걸 양말로라도 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양말 칸에 있는 양말 그 어떤 걸 꺼내도 다 예사롭지 않다. 엄마는 이젠 예쁘다시고, 놀라던 남편도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다들 잘 적응 중이다. 무릇 양말이란, 색과 무늬가 생명이라는 내 생각에 물들어가고 있다. 멋쟁이는 양말이 포인트래! 라며 희한한 걸 사 신어도 쟤는 저러고도 남지, 하며 넘겨준다.
내일이면 도착할 양말들이 기대된다. 형형색색의 양말들과 올봄도 신나게 보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