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깔깔- 재밌는 글이 쓰고 싶다. 되게 실없고 어이없는데 팍 터지며 웃을 수 있는 그런 글 말이다. 아니다, 쓰고 싶은 게 아니라 읽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사실 내 웃음의 팔 할은 따님이 담당하고 있는데 그분과 가까이할 수 없다 보니 금단증상이 나타난다. 치명적인 애교와 마성의 매력, 거기에 코미디언 뺨치는 개그를 겸비한 그녀는 내 인생 최고의 연예인이다.
오늘 낮엔 드디어 해열제 없이 체온계의 초록 불빛을 마주했다. "엄마엄마! 나 초록색이야!" 호들갑을 떨며 안방 문을 두들긴다. 줌으로 한 시간도 빠지지 않고 수업에 참여하자 선생님께선 숙제를 하라고 은근슬쩍 압박을 넣으신다. 아직은 선생님 말씀이 최고의 법이라, 기회를 틈탄 엄마의 숙제 공격에 큰 저항 없이 투항하셨다. 숙제 한 번 시켜보겠다고 마스크에 비닐장갑까지 끼고 옆에 앉아있는 나도 참 별꼴이다.
엄마를 끌어안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으니 엄마 냄새가 나는 걸 달라며 격리 첫날엔 베개 하나를 가져갔다. 보통 하나는 베고 다른 하나는 끌어안고 자는데, 하나를 뺏겨서 잠자리가 영 불편하다. 그렇다고 코로나 바이러스 그 자체를 다시 껴안을 순 없으니 적당히 이불을 뭉쳐 안고 잔다. 오늘은 베개에서 엄마 냄새가 다 사라졌다며 다른 걸 달라길래 입던 옷을 벗어줬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지만 따님은 "으음~ 엄마 냄새 좋다!" 라며 꼬질거리는 티셔츠를 들고 갔다. 제발 내일 아침엔 더럽다고 빨래통에 넣어줬으면 좋겠다.
매일 껴안고 엉덩이를 통통 두들기고 예쁘다 뽀뽀해주는 스킨십을 못하니 허전하다. 서로 간질고 하지 말라며 도망 다니는 장난도 그립다. 줌 수업 너머 들리는 선생님의 알레르기 식품 조사에 "새 먹으면 몸에 뭐가 나요."라는 답하는 친구처럼 말도 안 되는 말대꾸와 허를 찌르는 한마디가 너무 듣고 싶다. 선생님은 "새? 새~애? 어떤 새?" 라 되물으셨고 친구는 "새요! 새!"라 계속 답했다. 안방에서 혼자 배꼽을 잡고 굴러다녔다. 평소 같으면 진짜 크고 신명 나게 웃어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이제 절반 조금 못 되게 지났다. 입을 크게 벌리고 눈물이 찔끔 날 만큼 코를 콱콱 쑤셔 자가 키트 검사를 해봤다. 음성이다. 지금부턴 걸리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더 철저히 지켜야 된다. 자칫 격리 끝날 즈음 양성이 되면 너무 긴 기간 동안 다 함께 복닥거려야 하는 수가 생긴다. 남편은 조금 더 힘을 내고, 나는 훨씬 더 열심히 방역수칙을 지키고, 아이는.. 모르겠다.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겠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