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다시 여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경희 Apr 21. 2024

다시 여행-다시 혼밥

많이 그리웠어 통영

이번 여행은  맛있는 거

많이 먹을 거야

바닷가니까 좋아하는 해산물

실컷 먹을래.

대전 살 땐 당일로   

통영여행도 가능했는데   

참오랜만이네  통영   



오래전  봄날   통영에서

처음 먹어 본 도다리 쑥국과

멍게 비빔밥은 환상적이었다.

봄이 오면 자꾸만 생각났다

검색에 공을 많이 들였다.

 

도다리 쑥국 유명 맛집

이라는 곳에 간다

이름에 충실한  본연의

도다리와 쑥의 맛 집이다

튼실하고 두툼한 도다리에  

강한 쑥향

혀가 둔한 영자는 국물 맛이 

무엇으로 우려냈는지  

판단 불가다.


조미료 맛에 길들여진

병태는  평점 D.

영자가 찾아낸 식당이니

영자는  그냥  평점 A.


마이산에서 이동한 날이니  

설렁설렁  시내 구경에 나선다.


이순신 공원의 이순신 장군님은

긴 칼 옆에 차고  여전히 바다를

호령하고 계신다.

언제라도 나라를 다시 구해주실

처럼  든든하시다.


몇 백 년 후까지

온 국민에게 추앙받을 충신을

지금은  바랄 수 없는 것일까?

이 시대의 혼란  속  정치판에선

존경받을 지도자의 출현은 

기대조차 할 수 없는  것일까?

탁 틔인 바다를 보면서도

갑자기 답답해진다


동피랑에 갔는데 주차할 곳이

없다. 모든 주차장이 만차이다.

주차장 찾아  헤매다가 옆에

있는  남망산까지 올라간다.


피랑은  기대보다 재미있다

꼭대기로 올라가는 좁은

계단길 옆에 있는  전망 좋은

작은 찻집에 들어선다  

60 대는 돼 보이는 사장님이  

직접 만드셨다는 대추차 맛은

묵직하고 따뜻하다.



언젠가 만들어보겠다고  

야심 차게  시작했다가

고난에 가까웠던 과정에

비해 결과물이 너무 적어

다시는  시도하지  않았던   

대추 생강차가 귀하고

감사해서 음미하며

아껴 마신다.

 

중앙 시장에서 과일이랑

야채를 사고 눈에 띄는

식당에서 회덮밥  한 그릇  

포장해서 숙소로  돌아온다

저녁식사 보기를 돌 같이

하라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영자니까 저녁거리는 

여행지에서도

항상 일 인분이다.


여행 오면 집돌이가 되는 병태.

병태는 젊었을 때나 늙은

지금도 환할 때 집에 있는 걸

그렇게나 어색해한다.

그런데  여행지에선 그곳이

어디든 일찌감치 집(숙소)에  

돌아가고 싶어  안달이다.

습관이 됐는지 늙어가는

부부 여행의 귀가 시간은

대개 15시~17 즈음이다.


다행히 6일 동안 지낼 오늘의

숙소는  가성비 갑이다.

통창  가득 바다다.

베란다에 널찍한 부엌이 있다.  

식탁에 앉으면  어느 뷰 맛집이

부럽지 않다.

베란다문을 닫으면  병태가

종일 틀어놓는 T.V 소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


끔한 침대와 소파가 있는

넉넉한 방에 입욕제까지

제공되는 월풀 욕조가 있다.  

물값, 전기세 걱정하느라

청거리며  즐기진  못했지만

등산 후  피로 풀기엔 최고다

간단하지만 조식까지 제공해

준다. 어제의 귀곡산장 보다

저렴한 숙소에서

송한 호사를 누린다


몇 안 되는 손님인데  부지런히  

펜션 안팎을  청소하시는

은퇴부부로  보이는

사장님에게  퇴실할 때

선물이라도 드려야 할라나?  

하는 생각이 잠깐  스쳤다.

그냥 스치기만 했다


회덮밥 먹는 병태와   

맥주 한 캔을

나눠 마셨을 뿐인데  

바다에 취했나

헬렐레  몽롱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시 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