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츄츄 May 05. 2023

주사 잘 놓는 간호사

주사에 대한 짧은 주저리


간호사에게 '주사 놓기'는 수십 가지의 루틴 업무 중 하나다. 물론 주사실 간호사나, 라인전담간호사(병원에 주사만 놓으러 다니는 간호사를 칭한다.)라면 다르겠지만, 이 몇몇의 경우를 제외하면 주사는 간호사의 하루 일과 중 그렇게 중요도가 높은 업무는 아니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에게 최고의 간호사는 뭐니 뭐니 해도 주사를 잘 놓는 간호사다. 그리고 숙련된 간호사라면 모름지기 주사를 잘 놔야 훌륭한 간호사란 이미지가 있다는 걸 오늘도 새롭게 느끼게 되어 글을 써보게 되었다.

 

주사를 잘 놓는 걸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무조건 한 번에 살짝 따끔한 고통으로 아픔을 끝을 내주는 간호사를 명칭 한다.


그 최고의 간호사 호칭이 붙기까지 운이 좋으면 몇 개월 운이 나쁘다면 평생 듣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걸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단순한 스킬 같지만 case by case인 환자의 정맥을 만지자마자 순식간에 파악해야 하고, 연령과 성별에 따른 피부 두께, 혈관의 두께, 수술의 종류에 따라 내가 선택해야 하는 바늘의 두께와 혈관을 연관 지어 생각하는 스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서 내가 말하는 건 정맥주사만이다. 


근육주사 일명 엉덩이 주사는 또 다른 의미로 어렵다. 


가끔 뉴스에서 주사로 인한 사건 사고가 나올 때마다 나의 행위가 이러한 위험성도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것 같아 여전히 까다롭고 조심스러운 행위라고 생각이 든다.


일단 뾰족한 바늘로 타인의 몸을 찌른다는 건, 꽤나 용감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찌르는 사람이 겁을 먹거나, 상대가 아플까 봐 걱정을 하면서 행하게 되면, 나에게 자신의 신체를 맡기는 환자들이 더 불안해하게 된다. 그러므로 스스로에게 할 수 있다는 자기 최면을 하고 작업을 시작한다.


약물마다, 주사 바늘의 굵기에 따라 솔직히 아픈 정도가 다른데 주사 행위를 할 때마다 솔직하게 설명하면 100명이면 100명 모두 겁을 먹게 되고, 아프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하면 결국 통증이 있었다며 거짓말했다고 욕먹을 수 있다. (실제 욕먹은 적 있음) 그래서 굉장히 애매한 작업이기도 하다. 


나의 사정이야 어떻든 사람들에겐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안다. 그래서 오늘도 주사 잘 놓는 간호사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오늘도 환자에게 AI처럼 같은 톤으로 겁을 먹지 않게 살짝 고지만하고 시작한다. 

" 살짝 따~아끔해요"라고

작가의 이전글 간호 간병 통합 병동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