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닮아서 그래

새벽별이 된 아이

by Mo

큰아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이는 학교 빌딩에서 다른 빌딩으로 걸어가는 시간…혹은 점심을 먹으러 가는 시간등 짜투리 시간이 날때 자주 전화한다.

잘재내냐, 필요한거 없냐, 학교는 어떠냐 등 백만가지 질문을 던지는 나와 달리,

조용히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남편에게 아이는 더 자주 전화해서

가끔 받는 큰아이의 전화는 늘 반.갑.다.


“하이 엄마, 어떻게 지내요?”


아이는 늘 그렇듯 나의 안부를 물으며 통화를 시작한다.

요즘 중간고사 기간이라 엄청나게 바쁘다는 아이.

해야할 프로젝트도 많고, 넘쳐나는 페이퍼, 그리고 시험들.


요즘 일이 너무 많아 저녁에 녹초가 되서 쓰러져 자다, 새벽에 일어나서 일을 한다고,

마치 night shift와 시간 교대하는 이들처럼 밤을 세고, 이제 침대로 들어갈려는 아이들을 뒤로 한채, 아이는 일어나 자신의 일을 시작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새벽에 일어나 일하는 자신과는 달리, 학교는 night owl들을 위해 존재하는 거 같다며, 모든 서비스시설이 (특히 짐과 다이닝 홀!) 늦게 연다고 투덜거리는 아이의 모습이 귀엽다.


그러면서 아이는 툭 한마디를 건넨다.

“엄마 닮아서 그래.”


남편 닮아 애정 표현 잘 못하는, 무뚝뚝한 큰 아이라 속마음을 잘 말하지 않는 아이인데,

아이가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말한것도 아닌데….

아이에게는 투정일수도 있는데,

엄마 닮아서 자신도 새벽에 일어나 일한다는 말이 나를 신나게 만든다.


그리고, 난 지금 이 글을 새벽에 쓰고 있다.

200마일 저 하늘 밑에서, 아이도 일어나 일하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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