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밥차

by Mo

4월 일주일의 달콤했던 봄방학을 마무리한다.

다시 일을 하러 학교로, 일상으로 돌아갈 생각에 벌써부터 스트레스이지만, 내 마음은 큰 아이를 만날 생각에 들떠있다.

이제 중간고사를 끝내고, 마지막 파이널 준비를 시작하는 아이. 아이의 작은 숨고르기를 도와주기 위해

내 부엌은 분주하다.


3월 봄방학에 남편과 포르투갈 여행을 다녀온 아이는 한국음식이 고프다.

딱보면 인도 아이처럼 생겼는데…속은 한국인인 큰 아이.

3월에 집에 있던 시간이 적어 엄마밥을 먹지 못했다고 아쉬워하는 아이를 위해

내 부엌은 분주하다.


금요일 저녁.

아이가 좋아하는 아삭한 오이 김치를 담고, 인스턴트팟으로 내놓은 갈비국물로 아이가 좋아하는 미역국을 끓인다.

옆에서 샘 낼까봐, 작은아이가 좋아하는 목이버섯을 잔뜩 넣은 잡채도 열심히 채칼을 휘둘으며 완성.

자기전, 인팟에 핏물 뺀 고기를 얼렁 넣고 갈비찜 재료를 준비한다.

아차, 감자가 빠졌네. 머 어쩔수 없지….


토요일 새벽.

어제 담가놓은 쌀로 얼렁 새 밥을 짓고,

콩나물을 씻고 있는데 남편이 온다. “ 또, 멀 그렇게 해? 다 한거 아니였어?”

매콤한 걸 먹고 싶다고하니, 콩나물 한가득에 해물믹스, 낙지 넣고 쉑쉑~! 엄마표 해물찜 뚝딱완성!


아침 8시. 빠진것 없이, 잘 챙겨 출발! ETA 2시간 58분. 오! 3시간 안짝이면 달릴만 하지. 고고싱~

열심히 달려가는데 아이에게 전화가 온다.

오늘 처음으로, 6개월간 준비한 Half marathon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오는 중인데 조금 늦을거라고 한다.

괜찮아, 천천히 와. 엄마 혼자 놀고 있을게.


날이 좋아 캠퍼스는 아이들로 북적인다. 아이없이 학교구경은 처음이라 조금은 낯설고 어색하기만 젊음이 가득한 캠퍼스.

왠지 주인없는 집을 돌아다니는 기분이지만, 그런 낯설음은 봄햇살의 싱그러움에 온데간데 사라져, 이곳 저곳을 구경 다니는데, 저 반대편에서 누군가 손을 흔들며 걸어온다. 잉?

딸아이가 환하게 웃음지으며 손을 흔든다. ”엄마아아아아~ “


그늘에 자리를 깔고, 아이와의 함께 하는 피크닉.

뛰기 전에 많이 먹지 못해 배고팠는데 엄마밥 먹어서 너무 행복하다며, 숨소리도 내지 않고 먹는다.

천천히 먹어. 체할라…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아이와 함께 내가 좋아하는 커피샵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수다를 떨다 슬슬 떠날 채비를 한다.


이제 한달 남은 2학년..파이널로 바쁠 아이의 학교생활을 응원하면서

집으로 내려오는 길은 따뜻했다.

엄마 밥차. 임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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