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다쟁마미 Mar 29. 2016

엄마를 위한 기도

나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도 있어야 한다.

이 세상으로 나를 인도한 이여.


여기,

한없이 작고 여린 영혼이 당신에게 기도합니다.


부디, 내 안에 당신의 크고 따스한 사랑이 넘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당신이 이 세상에 나를 보낼 때,

나를 품었던 부모의 아픔이 내 안에 스며들었음을 먼저 고백합니다.

대를 물린 상처가 나를 힘들게 하고

그리하여 당신이 내게 주신 새 생명에게도 흘러갔음을 고백합니다.


이 세상으로 나를 인도한 이여.


여기,

한없이 작고 여린 영혼이 당신에게 연민을 구합니다.

부디 내 안에 당신의 크고 따스한 사랑이 넘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당신이 내게 엄마됨을 허락하셨으니

나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제게 힘을 주시길 간곡히 요청합니다.


내 어린 시절의 독이 되물림 되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이 세상으로 나를 인도한 이여.


여기,

한없이 작고 여린 영혼이 당신에게 사랑을 구합니다.


부디, 내 안에서도 당신의 크고 따스한 사랑이 넘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나의 육체는 내부모를 통했으나

나의 영혼은 내부모에 예속되지 않고,


나의 육체는 내아이를 낳았으나

나의 마음은 당신과 하나 되어 온세상을 품을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이 세상으로 나를 인도한 이여.


여기,

한없이 작고 여린 영혼이 당신에게 간청합니다.


당신이 나를 사랑하시듯이

나 또한 내 아이를 사랑하게 하시어

사랑이 아닌 그 어떤 것도 우리를 가로막지 도록 해주십시오.


아이의 고집을 꺾기에 앞서

나의 아집을 먼저 꺾을 수 있는 엄마가 되게 하시어

두 존재 모두를 성장의 길로 인도하소서.


내부모와 나, 그리고 나와 내아이

모두를 이 땅에 존재하게 하신 당신에게

간곡히 청합니다...


눈 뜨게 하소서.

사랑하게 하소서.


나는 진정한 사랑없이는

성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추억을 요리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