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용품 다시보기3] 이불세트, 바디용품 편
내 아이에게는 최고만을 주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이라고 하죠? 하지만 그런 심리를 이용한 마케팅에 휘말려 불필요하거나 허례허식인 제품을 사게 되기도 합니다. 정말 아이에게 필요한지 고민해볼 새도 없이 말이죠.
‘호갱’은 이제 그만, 출산 준비물 다시 보기! 이번에는 VIB 마케팅의 대표적 아이템을 엄마 에디터 4명이 조목조목 따져봤습니다.
시어머니와 백화점에 아기 이불세트를 보러 갔다가 깜짝 놀랐어요. 요랑 이불이랑 베개 들었는데 기본이 수십만 원대더라고요. 알러지 방지 이불이라고 하지만 이렇게까지 비쌀 줄은 몰랐어요. 이렇게 두툼한 걸 팔뚝만 한 아기가 덮을 수 있을까 고민돼요. 시어머니는 귀한 손주가 쓸 물건이니 좋은 걸로 하나 장만해주고 싶다고 하시네요. 조언 부탁해요.
- ‘이불 왜 샀어’ 인성의 답변
아무 생각 없이 출산준비물 리스트에 넣고 베이비페어에서 수십만 원 주고 샀는데 첫째도, 둘째도 한 번도 안 썼어요. 시부모님이 사주셨고, 남편 동생 부부에게 물려주었는데 그 집도 안 쓸 것 같아요(ㅠㅠ). 신생아 때부터 쓴다고 해서 샀는데 너무 커요. 첫째 아이 데리고 집에 처음 온 날 바닥에 깔린 이불세트 보고 정말 당황했네요(;;). 그리고 겨울이니까 따뜻하라고 목화이불 샀는데 너무 두껍고 무거워서 신생아는 절대 못 덮어요. 게다가 아이 둘 다 시원한 걸 좋아해서 사시사철 얇은 천쪼가리 덮고 잡니다. 돌아가면 절대 안 살 거예요.
- ‘이불 왜 샀어2’ 봉봉의 답변
어른들처럼 당연히 아기들도 이불 덮고 자는 줄 알았어요. 태어나기 전 자연스럽게 장만했던 이불은 30개월이 지난 최근에야 덮기 시작하더라구요. 그것도 아주 잠시요. 만약 제가 다시 아기 이불을 구매한다면 가볍고 부피가 작은 것으로 준비할 것 같아요. 어린이집 보낼 때나 외출 시 활용할 수 있는 정도로요. 제가 출산 전 준비했던 신생아 차렵이불은 인생 최대 후회용품인 ‘예단 반상기’ 같은 존재였네요.
- ‘이불 왜 샀어3’ 주영의 답변
마치 결혼할 때 이불 사듯 출산 전에 아기 이불 세트를 수십만 원 주고 샀습니다. 그때 사면서도 이상했어요. 이렇게 크고 두꺼운 이불을 아기가 어떻게 덮고 자지? 육아용품점 사장님은 "다 쓰게 돼 있다"며 허허 웃었죠. 생후 34개월인 지금에서야 씁니다. 물론 바닥에 까는 요만 써요. 두툼한 솜이불은 답답하다고 치워버리네요. "살까 말까 할 때는 사지 마라"는 명언 그대로입니다. 역시 육아용품은 늦게 살수록 이득인 듯합니다.
- ‘이불 왜 샀어4’ 홍의 답변
당연히 이불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세트로 구매했죠. 남자애는 방수요가 필수가 그래서 커다란 방수요까지! 하지만 생후 28개월인 아이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이불을 덮어본 적이 없어요(ㅎㅎ). 갑갑한 걸 싫어하시는 분이라 이불 덮어주면 깹니다. 아이 옆에서 자느라 제가 덮고 잔 적은 많네요. 아이용이라 무릎 아래가 춥더라고요. 그나저나 방수요는 배변훈련 할 때 필요하다고 하던데 꺼낼 날이 오기는 오겠죠?
[마더티브의 Tip]
-신생아는 두꺼운 솜이불을 덮을 수 없다(출산용품계의 반상기)
-아기가 커서도 이불을 안 덮을 수도 있다(feat. 오열주의)
-어린이집 낮잠이불처럼 작은 크기로 준비하는 것도 방법
-산 지 3년 지나서야 개봉할 수도 있다. 그러니 나중에 사자.
산후조리원에 들어왔는데 제휴업체에서 아기 로션을 팔아요. 로션 종류가 참 많네요. 수딩젤, 크림, 오일까지. 제 기초 화장품보다 많은데다가, 비싸요ㅜㅠ 그런데 왠지 없으면 아기 피부 안 좋아질까 봐 걱정 돼요. 다 사두는 게 좋을까요?
- ‘상술 위기 탈출’ 인성의 답변
조리원에서 영업 당하는 품목 중 하나. 안 사면 당장 아기가 어떻게 될 것처럼 얘기하니까 그 자리에서 계좌이체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저도 엄청 고민했지만 결국 사지 않았어요. 한 세트에 대략 35만 원...(실화냐) 너무 비쌌거든요(ㅠㅠ). 마침 선물 받은 걸로 쓰기 시작했는데 아이 피부가 예민하지 않은 경우라 로션 외 보습 크림, 오일이나 엉덩이 크림 같은 건 안 써도 되더라고요. 비싼 세트를 샀으면 낭패를 볼 뻔했어요. 지금도 두 아이 모두 바디샴푸와 로션, 비상용 알로에밤과 ‘만능 연고’ 비판* 정도만 씁니다. 브랜드가 워낙 많으니 엄마가 마음에 드는 걸로 한두 개 사뒀다가 나중에 아이 피부 타입에 맞게 더 준비해도 될 것 같아요.
‘호갱 핵인싸’ 봉봉의 답변
조리원에서 베이비 마사지 수업을 듣다가 바디용품의 종류들을 처음 알게 됐어요. 생각보다 많은 종류와 비싼 가격에 충격을 받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저는 이미 호구가 되어 있었죠. 엄마들이 많이 주문하길래 ‘홈쇼핑 매진임박’ 같은 불안함도 있었고요. 생각해보면 출산 첫 경험자라 상업적으로 이용당한 것 같아요. 제 아이는 개털과 달걀 알러지가 있고, 약간의 아토피 증상이 있어요. 지금은 그렇게까지 종류별로 바디용품을 모두 사지 않아요. 처방된 연고를 트러블 부위에 발라주고, 대용량 로션으로 자주 보습해요.
- ‘호갱 핵인싸2’ 주영의 답변
블로그나 육아잡지에서 소개하는 출산준비물리스트를 참고해 바디용품을 준비했어요. 비누랑 로션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생전 처음 들어보는 것들이 많더군요. 발진크림에 태열크림, 침독크림까지! 이걸 다 발라주다가 도리어 아기 모공이 막히는 거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왠지 필요하니까 추천하는 거겠지 하는 불안감에 일단 다 샀습니다. 저것들이 있어야 안심하고 아기 피부 트러블에 대처할 수 있을 것만 같았거든요. 정작 쓰는 건 기본 로션 딱 하나네요. 여름에는 유분기 적은 수딩젤 정도? 발진, 침독 같은 건 비판* 하나로도 충분해요.
- ‘내 피부만 좋아졌네’ 홍의 답변
아이 피부가 예민해서 바디용품에 신경을 정말 많이 썼어요. 태열도 심했고 아토피성 피부라 아이 피부에 맞는 걸 찾아서 계속 바꿨어요. 로션이 잘 안 맞으면 바로 피부에 반응이 왔거든요. 포털사이트에서 폭풍 검색하며 이거 좋다면 이거, 저거 좋다면 저거, 아이 피부에 맞는 걸 찾아다녔어요. 블로그에 홍보성 글이 어찌나 많은지 너무 혼란스러웠어요. 다들 이것만 바르면 피부 트러블이 사라질 것처럼 말하니까요.
그러다 정착한 건 피지오* 로션과 크림. 발진 생기면 비판* 발라주고요. 아이 태어나기 전에 미리 사뒀던 건 지인에게 주거나 트러블 잘 없는 제 몸에 다 발랐습니다^^ 아이 피부 타입이 어떨지 모르니 너무 많이 사놓지 마세요. 샘플도 적극 활용하고요.
[마더티브의 Tip]
-특별한 크림 없다고 아기에게 큰일 나지는 않는다
-아기 피부에 따라 맞는 로션이 제각각이니 하나씩 써보고 결정하는 게 좋다
-약국에서 파는 기저귀 발진연고를 구비해두면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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