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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더티브 Feb 07. 2019

명절 보이콧 며느리들, 그 다음은?

[마티레터] 마더티브 에디터들, 언론 첫 데뷔!


안녕하세요. 에디터 홍입니다. 마티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마더티브 멤버들이 첫 언론 인터뷰를 했어요. 바로바로 <여성동아>! ‘생각하는 여자가 읽는 잡지’라는 슬로건이 마티랑도 딱 들어맞는데요. 기사 제목은 ‘왜 그녀들은 명절 보이콧을 선언했을까’. 여기에서 그녀들이 바로 마더티브 에디터 4명입니다.

인터뷰를 기획한 이혜민 기자님은 마더티브 지난해 추석 명절 기획을 보고 연락 주셨다고 하더라고요. ‘명절 고구마 대응논리 ABC’ https://brunch.co.kr/@mothertive/15


콘텐츠를 재밌게 보셨다면서,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줬으면 한다고요. 멤버 4명이 모두 함께 나와서 명절 문화에 대해 며느리 대담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마더티브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제 발로 굴러들어왔는데 단번에 YES!를 외치지는 못했어요. 사실 많이 고민했어요.


미움 받을 용기


올해로 결혼 5~7년차인 마더티브 에디터들은 그동안 명절문화를 바꾸기 위해 크고 작은 투쟁(?)을 해왔어요. 저 에디터 홍은 지난해 추석을 보이콧했고, 올해부터는 구정에는 시가 추석에는 친정에 가기로 했어요.

다른 에디터들도 시가에 무조건 먼저 가는 게 아니라 구정에는 시가 먼저, 추석에는 친정 먼저 가는 등 나름의 방식으로 명절 보이콧을 선언했죠. 남편을 주방으로 보내고 며느리로서의 과도한 부담감도 내려놓았어요. 당연히 순탄치 않았어요. 남편과 수없이 싸우고 설득하고 협상하고, 시가에서도 미움 받을 용기가 필요했어요.

겪어보니 명절은 한국 사회의 ‘역린’이더군요. 특히 결혼한 가정에서는요. 부부 두 사람이 아니라 각자의 원가족까지 걸려있는 문제이다 보니 하나하나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어요.

게다가 여성동아라니! 미용실에서 시어머니가 머리 하다가 보기라도 하면 어쩌지 싶었답니다(콘텐츠에서는 투사인데 현실에서는 쭈구리...) 남편이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고요.

또 한 가지. 명절, 며느리, 시어머니... 이런 키워드가 자극적으로 소비될까 우려됐어요. 시댁을 무작정 막장으로 표현하거나, 며느리-시어머니 대결구도로 간다거나.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마티 에디터들이 언론사 출신이다 보니 너무 잘 알았던 거죠^^ 언론사 인터뷰가 인터뷰이의 의도와 다르게 나가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며느리 대담이라는 콘셉트가 그전에도 많이 나왔기 때문에 굳이 우리가 이야기를 보탤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했어요. 그때 기자님이 그러시더군요. 그래도 이런 목소리가 계속 필요하다고요.

http://woman.donga.com/3/all/12/1624570/1



에디터 홍 집으로 친절히 배달된 <여성동아>(출처 : 마더티브)



표정 무엇... 어색하다 어색해(출처 : 마더티브)



마티와 참 잘 어울리는(?) 러블리즈 표지 ㅎㅎㅎ(출처 : 마더티브)



그렇게 완성된 기사인데요. 일러스트도 멋지고 마티 에디터들 사진도 잘 나왔네요^^ 인터뷰를 진행한 조윤 기자님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주셨어요. 감사합니다.


주영 : 조화롭게 살려면 어느 정도 불화는 불가피하다고 봐요. ‘서로를 포기한 평화냐,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 불화냐’ 하는 건 개인 선택이에요. 누군가는 일 년에 한두 번 보는 거니 넘어가면 된다고 말할 수도 있죠. 그런 생각도 또한 존중해요. 제 친구는 명절 전날부터 시댁에 가던 걸 당일에 가는 걸로 바꾸는 걸로 합의를 봤다 하더군요. 다들 경중의 차이만 있지 자신이 처한 위치를 조금씩 바꿔가는 것 같아요. 그렇게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법’을 만들어가는 거죠.

인성 : 우리나라는 며느리의 도리라는 걸 당연시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런 문제를 고치려 하면 대가가 안 따를 수 없어요. 친정 부모님께서 “너만 참으면 된다”고 하시지만 계속 똑같이 하면 나는 진짜 나로서 살 수가 없는 거예요.

봉봉 : “너 너무 심한 거 아냐”라고 말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처음엔 남편한테 돌려서 말하기도 했죠. 그러면 “나도 처가에 가면 불편해. 하지만 하루, 이틀은 참을 수 있어”라고 말해요. 전 하루 일하고 안 하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명절마다 감당해야 하는, 남성과 전혀 다른 여성으로서 감정의 문제를 말한 건데 말이에요.

홍 : 명절 보이콧 한 이야기를 하면 여자들은 ‘대단하다’고 하고 남자들은 ‘남편이 불쌍하다’는 반응이에요(웃음). 제가 명절 노동에서 빠지면 시어머니가 할 일이 늘어나니 죄송한 마음도 있어요. 저도 그런 걱정이 있었는데 웹툰 ‘며느라기’ 를 보고 상황을 변화시킬 용기를 얻었죠. 이후 저의 케이스를 보고 다른 친구도 용기를 얻어 ‘너만큼은 아니지만 남편에게 솔직하게 말해봤다’ 라거나 ‘오늘 시어머니에게 이렇게 바꿔보자 해봤다’라는 등의 이야기가 들려와요. 그렇게 며느리들끼리 서로서로 용기를 주고 얻으면서 작더라도 변화를 꾀하고 있어요.


며느라기-분노기-투쟁기, 그 후


인터뷰를 하면서 마티 에디터들도 명절이란 무엇인지, 며느리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처음 며느리가 됐을 때는 마티 에디터들도 모든 며느리가 경험한다는 ‘며느라기’를 겪었어요.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이건 뭔가 잘못됐다, 불공평하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가슴 속에 분노와 울분이 쌓이고...(느낌 아시죠?) 각자의 방식으로 조금씩 변화를 모색하는 중이에요.

물론 쉽지는 않아요. 나 하나 참으면 될 텐데,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그런데 에디터 인성의 말처럼 계속 참는다면 진짜 나로서는 살 수가 없으니까요. 역할극을 그만두기로 한 거죠. 그에 따른 후폭풍은 감수하고요.

며느라기-분노기-투쟁기. 그 다음은 뭘까요. 명절 이야기가 결국 시댁 욕, 남편 욕, ‘기승전-이혼’으로 끝나지는 않았으면 해요. 물론 대나무 숲은 필요하죠. 하지만 명절 문제는 단순히 명절 단 며칠만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이제는 시가와의 관계, 남편과의 관계를 어떻게 하면 좀 더 평등하고 건강하게 만들어갈 수 있을지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요.

그런 의미에서 올해 마티는 엄마 이야기뿐만 아니라, 결혼에 대해서도 더 깊이 고민해 보려고 해요. 여러 기획을 구상하고 있으니 기대해 주세요(기승전-홍보 ㅎㅎㅎ).

마티 여러분, 다시 한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적게 일하고 많이 버세요^^





마더티브 인스타그램 instagram.com/mother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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