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발달백과를 마치며

[엄마발달백과 - 에필로그] 엄마에게도 엄마를 위한 돌봄이 필요하다

안녕하세요. 마더티브 에디터 주영입니다. 

처음 ‘엄마발달백과’를 구상하던 때가 생각나네요. 야심차게 출발한 마더티브 에디터 넷이 모여 무엇을 이야기하면 좋을지 머리를 굴리는 중이었습니다. 결혼, 임신, 출산, 육아, 일 등 다양한 주제가 쏟아지는 가운데,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어요. 

‘엄마도 아이도 함께 자라는 게 육아라는데, 왜 엄마에 초점을 맞추는 육아서는 없지?’

세상에 태어난 아이는 시기별에 맞는 돌봄이 필요합니다. 신생아 때는 잘 먹고 잘 자도록 돕고, 움직이기 시작할 때는 발달 속도에 따라 놀아줘야 하죠. 이제 아이를 잘 키우는 법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시대입니다. 도서관 육아 코너에 가면 연령별로 다양한 책을 골라볼 수 있어요. 

그런데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을 엄마로 살아보니까 알겠더라고요. 엄마에게도 엄마에게 맞는 돌봄이 필요해요. 아이가 자라날수록 엄마에게도 새로운 고민과 갈등, 난제가 주어지거든요. 하지만 아이가 그렇듯이, 엄마도 엄마로 사는 모든 게 처음이라서 중심을 못 잡고 이리저리 휩쓸리거나 고립감과 막막함에 빠지기 쉬워요. 

아이는 울면 누군가 와서 방법을 찾아주지만, 
엄마는요? 
엄마는 누가 구해주죠? 

엄마발달백과는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임신 후 찾아온 예상치 못한 몸의 변화에 당황했을 예비맘에게, 쉽게 잠들지 못하는 아이를 안고 울고 있을 초보맘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고 싶었어요. 

괜찮다고요. 
무리하지 않아도, 완벽하지 않아도 큰일 나지 않는다고요. 
나답게 해도 된다고요. 

엄마발달백과 수면교육편에 독자들이 남겨준 댓글

글을 쓰면서 설렘 반, 걱정 반의 심정이었습니다.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쓸모 있을까’라는 의심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죠. 

그런 약한 마음을 다잡아준 건 다름 아닌 독자 여러분이었어요. ‘한 문장 한 문장 공감 간다’는 반응부터 ‘힘내라’는 응원, ‘좋은 글 써줘서 고맙다’는 인사까지. 정성을 담아 남겨주신 댓글들 덕분에 용기를 얻고 저희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답니다. 

올해 5살(만 3세) 아이의 엄마가 된 저는 엄마발달백과를 쓰면서 지난 3년을 정리했습니다. 전부 다 엉터리로 버텨낸 시간들뿐이라고 생각해왔는데, 막상 글을 써보니 엉망진창, 우왕좌왕하면서도 제 나름의 균형을 잘 찾아나간 것 같아요. 

세 돌 언저리인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마더티브 에디터들의 육아는 새로운 장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아이의 삶을 무사히 지켜내는 게 핵심 과제였다면, 앞으로는 아이가 자기 삶의 꼴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길잡이가 돼줘야 하는 듯합니다. 

(출처: unsplash)

그에 맞춰 또 다시 처음 마주하는 고민과 과제들이 저희 앞에 주어졌습니다. 하지만 두렵진 않습니다. 흔들릴지언정 나다운 방법을 찾아가면 된다는 걸 이제는 알아요. 울고 웃고 화내고 화해하며 아이와의 세계를 단단히 다져나가는 과정이 어쩌면 육아 아닐까요. 

마더티브는 그렇게 아이의 손을 꼭 붙잡고 삶을 향해 당당히 나아가는 엄마들을 계속 응원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엄마발달백과를 애독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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