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통관
"며칠이 걸릴지 아무도 모릅니다. 이곳은 러시아이니까요."
INTO THE WEST_22 | 자동차 통관
아내와 함께 '2022 유라시아평화원정대'에 합류합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26개국 41,000km를 자동차로 왕복하는 134일간의 일정입니다. 지구의 반지름이 6,400km이므로 적도 기준 40,192km(2x3.14x6,400)의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거리입니다. 6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질 이 여정을 'INTO THE WEST | 유라시아 자동차 41,000km'라는 이름으로 기록합니다._by 이안수
6월 12일(일요일), 새벽 2시 5분에 이르쿠츠크를 이륙한 S7 6339편은 아침 8시 10분에 러시아 프리모르스키 크라이(영해주)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에 착륙했습니다.
애초의 계획대로라면 동해항에서 블라디보스토크항까지 2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인천_몽골 울란바토르_러시아_울란우데_이르쿠츠크를 돌아 6월 7일 인천을 출발한 지 5일 만에 6,660km(서울_울란바타르 1,990 km 항공, 울란바토르_ 이르쿠츠크 870km 전세버스, 이르쿠츠크_블라디보스토크 3,800km 항공)를 돌아 5일 만에 겨우 출발점에 선 것입니다.
우리는 아시아의 동단에서 유럽의 서단까지 탐험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실제 아시아의 가장 최동단에 위치해 있는 곳은 북극에 가장 가까우며 베링해와 접하고 있는 웰렌입니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그곳을 출발지로 삼을 수 없는 우리 탐험대는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지로 삼고 있습니다.
돌고 돌아 마침내 우리 원정대의 출발점, 블라디보스토크에 당도했습니다. 이번 여행은 사실, 출발선상에 도착하는 일이 가장 난제였습니다. 그 높은 허들을 넘어 출발점에 도착했고 비소로 우리가 함께 꾸어온 그 꿈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이처럼 진실로 여겨지기는 처음입니다. 우리는 함께 이미 반을 해낸 것입니다. 불가능하다고들 하는 일을 대원들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몫들에 대해 최선을 다한 결과입니다.
동해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오는 이렇게 쉬운 일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 된 것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입니다.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 아시아의 유럽인 블라디보스토크에 대한 사랑이 한껏 달아올라 한 시간 간격으로 비행기가 오가며 승객을 실어 날랐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의 거리는 한인들로 차고 넘쳤습니다.
환전을 위해 가장 먼저 들린 아르바트거리에는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한인들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 거리의 끝인 해안의 해양공원은 공사 중입니다. 러시아에 도착하고 돈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한국에서 루블화로 환전하기 어려워서 달러와 유로화를 가지고 왔지만 어디에서도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카드 결제가 가능한 곳도 드물지만 물 한 병, 아이스크림 하나를 카드로 지불하기도 합리적이지 않기때문입니다.
루불화를 주머니에 넣고 조금은 안도하는 마음으로 시베리아횡단열차의 출발지인 블라디보스톡 기차역에서 동해에서 화물로 보낸 우리들의 차량이 3일전에 이미 도착해있는 항구의 세관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자동차 통관입니다.
며칠이 걸릴 지 아무도 모릅니다. 이곳은 러시아이니까요.
#블라디보스토크 #자동차통관 #유라자원 #트랜스유라시아 #뉴휴먼실크로드 #컬피재단 #사색의향기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라시아자동차원정대 #유라시아평화원정대 #국제자동차여행지도사 #CULPPY #여행인문학 #세계시민정신 #마을연대 #향기촌 #모티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