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4세
“그가 나다.”
INTO THE WEST_27 | 고려인 4세
아내와 함께 '2022 유라시아평화원정대'에 합류합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26개국 41,000km를 자동차로 왕복하는 134일간의 일정입니다. 지구의 반지름이 6,400km이므로 적도 기준 40,192km(2x3.14x6,400)의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거리입니다. 6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질 이 여정을 'INTO THE WEST | 유라시아 자동차 41,000km'라는 이름으로 기록합니다._by 이안수
블라디보스토크의 한인들은 각기 다른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삶을 일구고 있습니다. 고려인, 조선족, 남한의 이주민, 북한의 노동자.... 공통점 한 가지는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나는 외국의 각 지역에서 이주민들의 삶에 최대한 근접해 보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우연히 만나는 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한인커뮤니티 단체나 교회를 비롯한 종교단체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접점을 만듭니다.
기꺼이 자신들의 삶을 개방하고 다양한 성취와 애환을 나누어 주시는 분들과의 대면에서 나는 '그가 나다'라는 입장에서 경청합니다. 그들은 누구보다 도전의식이 강했고 실제 도전을 실행한 사람들이라는 면에서 퍼스트 펭귄입니다.
우수리스크의 한인들은 궁핍을 해결하기 위해, 혹은 국권을 침탈당하고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들의 모든 것을 내놓은 분들입니다. 목숨까지도...
유라시아평화원정대는 애초에 러시아 전 구간에서 러시아 전문가인 박정곤교수가 동행하며 안내를 맡기로 했습니다. 이 계획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우리의 일정 전에 한 국내 방송사의 러시아에서의 다큐멘터리 제작의 현지 코디네이터로 참여하기로 한 계획에 제작팀이 예정 날짜에 러시아로 입국하지 못했습니다. 박교수도 우리의 일정에 바로 합류하지 못하고 이르쿠츠크에서 동행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때까지 우리는 스스로 러시아의 여정을 헤쳐나가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고려인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특히 고려인 사업가인 니키타 안(유라시아 자동차 평화랠리2019 참가자)의 도움은 절대적이었습니다. 영어가 거반 통하지 않는 지역에서의 통역과 숙식의 예약은 물론 사소한 행정처리까지 그가 있어 안심이었습니다.
우수리스크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하바롭스크로 떠나는 날 이른 아침, 한 낯선 청년이 찾아왔습니다.
니키타 안의 아드님, 샤샤(알렉산더 안)였습니다. 니키타 안은 먼 길 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비한 비상 도구와 식품들을 준비할 수 있도록 샤샤를 보내준 것입니다.
고려인 3세인 니키타 안도 한국어에는 어려움이 있었고 그 점에서는 알렉산더 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행히 영어에 능통했습니다. 그는 몽골의 울란바타르 대학에서 호텔경영을 전공했습니다. 울란바타르대학은 몽골에서 외국인이 세운 최초의 4년제 사립대학입니다. 그 외국인은 한국인인입니다.
샤샤는 작년에 결혼해서 3개월 된 딸을 두고 있습니다. 부인의 집안은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 당했다가 다시 우수리스크로 돌아온 경우입니다.
샤샤는 몇 곳의 도매시장으로 우리를 안내해서 조리도구와 식품들을 준비하게 해주었습니다.
이날은 우수리스크에서 하바롭스크까지 약 10시간에 걸쳐 668km를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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