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너 스파이지?"

탐험, 혹은 '만들어가는 여행'

by motif

"너 스파이지?"

INTO THE WEST_29 | 탐험, 혹은 '만들어가는 여행'


아내와 함께 '2022 유라시아평화원정대'에 합류합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26개국 41,000km를 자동차로 왕복하는 134일간의 일정입니다. 지구의 반지름이 6,400km이므로 적도 기준 40,192km(2x3.14x6,400)의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거리입니다. 6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질 이 여정을 'INTO THE WEST | 유라시아 자동차 41,000km'라는 이름으로 기록합니다._by 이안수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2 003.jpeg

✱16일차 6월 20일 월요일 스보보드니_모고차 822km


대원 30명이 함께 이동한다는 것은 안도와 불편이 함께합니다.


집단을 이룬 만큼 낯선 어느 곳에서나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홀로인 경우 해가 저문 낯선 도시에 당도했을 때 제일 먼저 다가오는 것은 불안감입니다. 그 도시가 나를 환대할 것인가 적대할 것인가는 순전히 운명에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후자의 경우, 나쁜 의도로 접근하는 누군가로부터 나를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에 대한 대비가 걱정입니다.


하지만 장점은 다른 면에서 단점이 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숙식을 해결하는 것입니다. 30명이 함께 들어갈 숙소와 식당을 찾기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로컬의 작은 숙소, 뒷골목의 작은 식당에서의 주인의 개성과 품위를 누릴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는 출발 당일에 도착할 도시의 숙소를 예약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정이 불안정하기 때문입니다.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것은 물론, 그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변수들로 인해 며칠 뒤의 목적지 도착을 확정할 수 없습니다. 오늘은 원래 계획 목적지인 아마자르Amazar보다 100km를 더 달려서 모고차Mogocha까지 왔습니다.


KakaoTalk_Photo_2022-07-08-21-27-47 011.jpeg


이런 요소는 이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함께 논의하고 동의했던 것들입니다. 요약한다면 '함께 만들어 가는 여행'입니다. 그러므로 이 여정은 '여행'이라기 보다 '탐험'에 더 가깝습니다.


하루 동안 달릴 수 있는 거리상에 있는 도시에서 하룻밤 유숙을 해야 하므로 유스호스텔일 수밖에 없습니다. 숙소는 불편을 불평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식당들이 영업을 종료한 때입니다.


그런 경우를 대비해 출발 전에 마트에서 준비한 식품으로 한 끼를 준비합니다.


대원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밤과 아침을 보냅니다. 밤 시간을 더 좋아하는 사람은 대원들과의 대화를, 아침 시간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은 산책을 즐깁니다.


스보보드니의 아침을 걸었습니다. 동네는 여전히 침묵 속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건물은 외장을 하지 않습니다. 벽돌과 모르타르가 그대로 드러난 모습 그대로입니다. 내 발자국 소리에 담장 위로 고개를 내민 개가 짖기 시작했습니다. 옆집 개가 따라 짖었습니다. 동네는 개 짖는 소리로 가득해졌습니다.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3 007.jpeg

어젯밤, 바이칼 게스트하우스로 잘못 알았던 폐허의 건물, 아침에 보아도 역시 버려진 건물이었습니다. 어젯밤의 당혹스러움을 기억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어 셔터를 눌렀습니다. 등을 돌리고 10m쯤을 갔을 때 뒤에서 누군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뒤돌아보자 나를 향해 한 남자가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6 027.jpeg

몇 마디를 했지만 내가 알아들을 수 없다는 것을 안 그가 자신의 휴대폰 번역기 앱을 켠 다음 내게 했던 말을 번역기를 향해 했습니다.


내게 내미는 '러시아-영어'문장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Are you a spy?"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2 001.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2 002.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2 003.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2 004.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2 005.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3 006.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3 007.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3 008.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3 009.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3 010.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3 011.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3 012.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4 013.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4 014.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4 015.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4 016.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4 017.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5 018.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5 019.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5 020.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5 021.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5 022.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6 023.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6 024.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6 025.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6 026.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6 027.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6 028.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6 029.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26 030.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45 001.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45 002.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45 003.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46 004.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46 005.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46 006.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46 007.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46 008.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46 009.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46 010.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47 011.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47 012.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47 013.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47 014.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48 015.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48 016.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48 017.jpeg
KakaoTalk_Photo_2022-07-08-21-27-48 018.jpeg


#스보보드니 #아마자르 #모고차 #유라자원 #트랜스유라시아 #뉴휴먼실크로드 #컬피재단 #사색의향기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라시아자동차원정대 #유라시아평화원정대 #국제자동차여행지도사 #CULPPY #여행인문학 #세계시민정신 #마을연대 #향기촌 #모티프원

keyword
작가의 이전글"152km 앞에서 우회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