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고장과 사고
지옥과 천국의 나흘
INTO THE WEST_30 | 차량 고장과 사고
아내와 함께 '2022 유라시아평화원정대'에 합류합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26개국 41,000km를 자동차로 왕복하는 134일간의 일정입니다. 지구의 반지름이 6,400km이므로 적도 기준 40,192km(2x3.14x6,400)의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거리입니다. 6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질 이 여정을 'INTO THE WEST | 유라시아 자동차 41,000km'라는 이름으로 기록합니다._by 이안수
20220621화_유라_17_모고차Mogocha_치타
20220622수_유라_18_모고차Mogocha_치타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한 주행 이틀 만인 '우수리스크_하바롭스크' 구간에서 랜드로버 차량 한대의 브레이크 라이닝 부분에서 소음이 감지되었습니다. 자동차기계분야를 전공한 대원이 점검했지만 외부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고 일요일이라 하바롭스크의 모든 정비센터가 문을 닫은 상태였기 때문에 다음 도시에서 점검하기로 하고 함께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하바롭스크로부터 약 500km 쯤에서 조향이 어려워져 결국 차를 멈추게 되었습니다.
시베리아 도로 횡단차량들의 휴게소에 차를 대피하고 가장 가까운 도시로부터 조치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습니다.휴게소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온 한 운전기사가 스스로 동분서주하며 구난 조치를 도왔습니다. 몇 차례의 전화 통화 후 휴식 중인 인근 폐차장의 엔지니어와 연락이 닿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차를 들어 올려 바퀴를 분해한 뒤 브레이크 라이닝이 아니라 디스크 허브베어링이 교체되어야 한다고 진단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교체 부속이 없었습니다.
하바롭스크로 견인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습니다. 수입자동차의 부품을 구할 만한 도시로 이르쿠츠크와 하바롭스크로 판단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르쿠츠크까지는 약 2,800km, 하바롭스크까지는 500km 정도이기 때문에 하바롭스크로 되돌아가는 방법을 택한 것입니다.
부품이 있어 수리가 될 수 있다면 두 대원의 교대운전으로 이틀이면 일행을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이고 부속을 해외에서 조달해야 한다면 차량을 하바롭스크에 두고 돌아오는 길에 인수하고 항공기로 이르쿠츠크로 합류한 다음 일행 차량에 동승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차주와 함께 남을 대원은 교대운전으로 호흡이 잘 맞았던 공인구 대원이 자원했습니다. 일요일 오후, 두 대원을 광야에 두고 떠나는 일행은 모두 비통했습니다. 대원들은 허그로 석별했습니다.
"광야의 밤은 추웠다. 차박으로 마음을 먹고 시트를 눕히고 자리를 만든다. 훌륭한 침대가 된다. 누워보니 호텔 침대보다 좋은 것 같다. 내일 정비사가 부속을 사 와서 잘 고쳐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여기서 해결이 안되면 하바롭스크로 되돌아 가서 고쳐야 한다는 것과 여기서 해결되는 우리의 바램을 **이 아우와 이야기하며 잠을 청해본다. 밤을 새우는 것은 어렵고 쏟아지는 잠을 잔다. 단잠이다. 어느샌가 몸이 떨린다. 잠 못 이루는 새벽 02시, 잠을 청해본다. 점점 떨려 온다. ** 아우는 침낭을 찾아 덥는다. 아차 나는 침낭이 큰 가방에 있어 덥을 수 없다. 그냥 잠을 청하며 개겨본다. 양말을 안 신은 발이 시려온다. 점점 몸이 얼어 온다. 급기야 배낭에서 양말을 안 꺼내 신고는 못 견디겠다. 꺼내 신고 또 잠을 청해본다. 한결 좋다. 그런데 몸이 또 떨린다. 아 이제는 이것 가지고는 안되겠다. 시동을 걸어 히터를 켤까? 아니다 연료를 아끼자, **이 아우의 단잠을 깨울 것 같다. 더 떨린다. 안되겠다 열을 올리자? 큰 근육을 누워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몸의 떨림이 점차 가라앉아 좋았다, 그래도 춥다. 이제 작은 근육을 움직이자? 몸이 편해진다. 잠이 온다. 또 추워진다. 에라 모르겠다. 큰 근육 작은 근육 흔들어 댔다. 몸이 풀린다. 차창엔 두 사람이 밤새워 내 뱉은 입김이 서려 있다. 새날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03시 또 눈을 감는다. 잠은 오는데 춥다. 밖에 나가서 뛸까? 몇 번을 생각하다. 그래 나가서 뛰자. 새벽 4시,나와서 소변을 보고 경비실을 보니 경비원이 텔레비전을 본다. 들어가서 물을 끓일 수 있나? 오케이 한다. 물이 끓는 동안 제자라 뛰기를 했다. 몸이 풀리기 시작한다. 러시아 그린푸드 차가 책상 위에 봉투가 찢어진 채 있다. 내가 마셔도 되냐고 했더니 그러라고 한다. 물을 끓여서 차를 우려 마시며 밤새운 이야기를 적어 본다. 오늘은 늦어도 이곳에서 차가 고쳐지기를 기도해 본다.(6/20일 월) by 공인구
모고차의 숙소에 든 모든 대원들은 한뎃잠을 자고 있을 두 대원들의 염려로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대원으로부터 다시 상황 연락이 왔습니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아침 일찍 차를 공장으로 견인하고 저희는 숙소에 있습니다. 오전에 차량수리 일정을 알수있습니다. 차량 수리 여부에 따라 합류 방법이 정해질 것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합류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저희 걱정하지 마시고 건강 하고 즐거운 여행 되십시오."
모두 두대원을 격려했습니다.
"심려라니요. 한기의 새벽을 어떻게 참았을지 걱정되고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 추스르기 어렵습니다. 두 분의 아름다운 희생을 되새깁니다. 한시바삐 합류해서 모험과 기쁨을 나누어요. Cheers!"
곧이어 부품을 구했고 수리 후 대원들과 합류하기 위해 출발했다는 희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우리는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다음 행선지 치타를 향해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행선지에 도착하자마자 상황을 전했습니다.
"우리는 치타에 도착했어요. 조심조심 징검다리 건너듯 오세요~"
답변이 온 시각은 밤 9시 40분쯤이었습니다.
"차가 고장 났던 곳을 지나고 있습니다. 잠깐이면 만납니다."
밤 운전이 염려되긴 했지만 이 답변으로 우리는 곧 팀원과 차량 손실 없이 출발 당시의 전력으로 다시 서진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안도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안도는 너무 이른 것이 되었습니다. 치타는 위도 때문에 새벽 4시에 이미 날이 밝았습니다. 그때 등골이 오싹한 소식이 전해 졌습니다. 하바롭스크를 출발해 본대로 오던 수리 차량이 도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났다는 것입니다. 뒤이어 좀 더 상세한 정황이 도착했습니다.
"어제 늦은 오후에 차량을 인도받아 하바롭스크를 출발했습니다. 2시간씩 교대로 운전하여 본진을 향해가는 중, 새벽 4시경에 갑자기 도로를 향해 뛰어든 삵을 피하기 위해 운전대를 오른쪽으로 꺾었다가 도로를 이탈했는데 다시 도로로 복귀하는 중에 가드레일이 시작되어 도로로 복귀할 수 없었습니다. 두 사람은 어떤 부상도 없고 차량의 좌측 전면부의 파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본대에서는 두 대원의 안부를 확인하는데 집중했습니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본대의 걱정을 염두에 두고 축소 보고하는 것인 아닌가 하는 것에 대한 진위 확인이 중요했습니다. 사고 지점에서 통신이 불가능해 한 대원이 신호가 잡히는 몇백 m를 이동해 연락이 닿은 상황으로 차가 가드레일 충돌후 구르지 않고 정지해서 부상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본대의 단장과 대장은 첫째 탑승자가 무사하다는 것, 둘째 피해 상대가 없다는 것에 안도했습니다. 아침 6시 모든 상황을 본대원 전원에게 공지했습니다.
본대는 현 위치에서 하룻밤 더 머물기로 하고 하바롭스크로부터 995km 사고 지점의 좌표 정보만 가지고 두 대원을 데려올 차량 한 대를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상황을 지휘하고 있는 조용필 대장의 결정으로 1호차의 차주인 대장이 출발하는 것으로 확정 발표하고 왕복 약 2천 km를 교대로 운전할 한 명의 지원자를 청했습니다. 야간을 포함한 24시간 정도의 운전이 가능해야 하며 현장 상황의 구난 조치가 필요하면 함께 남아서 후속 조치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일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조충래 대원이 앞으로 나섰습니다.
아침 6시 30분, 본대의 여성대원들은 눈물과 허그로, 남성대원들은 굳은 악수로 두 대원을 떠나보냈습니다.
두 대원이 현장으로 가는 동안 본대의 이영준 단장이 앞장서서 현장의 두 대원과 파견된 두 대원간의 통신 접촉을 유지했습니다. 사고 현장의 두 대원은 현장을 떠나 제일 가까운 도로 휴게소의 카페로 이동하도록하고 현장 차량은 다시 하바롭스크로 견인하도록 조치했습니다.
다음날 새벽 3시 30분, 두 사람을 싣고 떠났던 1호차는 네 사람을 싣고 돌아왔습니다. 새벽까지 잠들지 못한 대원들이 쌀죽을 끓여놓고 그들을 맞았습니다.
화성 탐사에서 돌아온 우주비행사를 맞는 것보다 더 기뻤습니다. 가슴 졸이며 이 순간을 기다렸던 몇몇 대원들이 허그를 풀면서 눈물을 슬쩍 소매로 닦았습니다. 쌀죽을 받아든 대원들은 손등으로 눈가의 물기를 비벼 지웠습니다.
#모고차 #치타 #유라자원 #트랜스유라시아 #뉴휴먼실크로드 #컬피재단 #사색의향기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라시아자동차원정대 #유라시아평화원정대 #국제자동차여행지도사 #CULPPY #여행인문학 #세계시민정신 #마을연대 #향기촌 #모티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