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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쑥 대합실에 모습을 드러낸 환송객

Ray & Monica's [en route]_409

by motif

이동의 장애를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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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부부가 10년 동안 나라 밖을 살아보는 삶을 실험 중이다. 이 순례길에서 만나는 인연과 문화를 나눈다._이안수ᐧ강민지


#1


밴쿠버와 좀 우아하게 작별하기 위해 시애틀행 버스 출발역인 Pacific Central Station에 여유있게 도착했다. 그러나 우아한 작별은 높고 느른 고요한 대합실 도착까지만이었다.

출발 버스 게이트를 확인하고 시애틀 육로 입국 필수서류들을 다시 한번 체크했다. 여권, ESTA면 충분했'었'다.

티후아나(Tijuana)에서 샌디에이고(San Diego)로 들어갈 때, 멕시칼리(Mexicali)에서 칼렉시코(Calexico)로 들어갈 때, 시우다드 후아레스 (Ciudad Juárez)에서 엘파소(El Paso)로 들어갈 때도 여권과 스마트폰에 저장된 ESTA만 보여주었고 I-94(출입국증명서)는 CBP Officer가 처리했다. 공항으로 입국할 때는 세관국경보호청(CBP)이 자동으로 I-94 기록을 생성하기때문에 I-94는 따로 신청할 필요도 없고 비용도 들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메일을 체크했다. FLiX 버스회사로부터의 안내 메일이 있었다.

"Greetings from FlixBus:

Please be at your boarding location no less than 20 (twenty) minutes prior to departure for passport inspection. Please note that cross-border customers must have valid identification (Passport, Visa, etc.) in order to enter the United States. It is the traveler's responsibility to ensure they meet all entry requirements. To expedite entry into the US, customers are encouraged to pay the $6 USD processing fee and complete the I-94 form PRIOR TO arriving at the border: https://i94.cbp.dhs.gov/I94/#/apply-document.

Please remember take any valuables with you during the border inspection. We wish you a safe and pleasant journey

FlixBus에서 인사드립니다:

권 검사를 위해 출발 20분 전까지 탑승 장소에 도착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경을 넘는 승객은 미국에 입국하기 위해 유효한 신분증(여권, 비자 등)을 소지해야 합니다. 모든 입국 요건을 충족하는 것은 승객의 책임입니다. 미국 입국을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국경에 도착하기 전에 I-94 양식을 작성하고 $6 USD 처리 수수료를 지불하실 것을 권고드립니다.

입국심사 중에는 귀중품을 꼭 지참하시기 바랍니다.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나는 그제야 I-94 작성을 위해 '국토안보부( the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공식 웹사이트에 접속했다.

I-94 신청 수수료가 올해 9월 30일부터 $6 USD에서 $30로 인상되었다는 공지가 먼저 떴다.

"Effective September 30, 2025,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 introduced an additional $24 fee to the existing $6 fee for Form I-94 Arrival/Departure applications at land border ports of entry, bringing the total cost to $30. Further details are provided in the Federal Register Notice .

Support for Excel within the Upload Application will be discontinued in the near future.

2025년 9월 30일부터 세관 및 국경 보호국(CBP)은 육로 국경 입국항에서 I-94 양식 도착/출발 신청 시 기존 6달러에 24달러의 수수료를 추가하여 총 30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연방 관보 공지를 참조하십시오.

업로드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Excel에 대한 지원은 가까운 시일 내에 중단될 예정입니다."

I-94 작성 중에 다니엘 정 선생님께서 불쑥 대합실로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의 환송을 위해 애써 역까지 나온 것이다. 터미널까지 함께 가서 환송하던 미덕은 우리 가족에게조차 사라진지 오래다. 어제 돌아올지 기약 없이 미국으로 떠나던 이십수 년 전 공항으로 나왔던 아버지와 아내, 그리고 어린 영대의 기억이 떠올라 울컥했다.

I-94 신청하고 결제하는 동안 아내와 다니엘 선생님은 여행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다니엘 선생님은 모험적인 여행을 좋아하는 분으로 집만 팔리면 그 자금으로 여행하시면서 살고 싶어 하는 분으로 앞으로 가보고 싶은 곳의 루트를 계획하면서 그곳의 역사를 공부 중이다. 길 위 어느 곳에서 다시 조우할 행운을 기대하며 버스 앞에서 석별했다.


#2


블레인(Blaine)의 Pacific Highway 국경 검문소(Pacific Highway Port of Entry)에서 입국 수속을 위해, 엄격하지만 친절한 border agent로부터 수많은 질문을 받고 또한 질문하였다. 시애틀로 오는 동안 그 질문들을 바탕으로 우리가 왜 수많은 질문을 받게 되었는지에 대한 상황을 리뷰해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를 비롯해 6번 미국을을 입국한 후, 두 번의 경우 미네소타(Minneapolis)와 노스다코타(Fargo, Hazen), 캘리포니아(LA, San Francisco, Napa Valley)를 여행하면서 80일 넘게 체류했고, 일리노이(Chicago)와 미시간(Battle Creek) 그리고 캠퍼밴으로 미국동부 10개 주, 뉴욕살이를 하면서 90일 가까이 체류했다.

티후아나에서 샌디에이고로 육로 입국했을 경우는 하루 만에, 멕시칼리에서 칼렉시코로 입국했을 경우는 당일에 육로 출국했다. 멕시코에서의 체류연장이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시우다드 후아레스에서는 리오 그란데(Rio Grande) 강의 다리를 건너 엘파소로 육로 입국했다.

이 모든 지점은 가난과 내전을 피해 미국으로 가려는 중미의 가난한 이민 도보 이주 그룹인 미국행 카라반(caravan) 행렬이 몰려들었던 곳이며 마약의 밀반입 경로이기도 한 곳으로 트럼프 장벽이 빈틈없이 세워져 있는 곳이다. 우리가 출입국한 멕시코-미국 국경은 카라반 행렬의 최종 종착지들이기도했다. 우리는 그 혼란의 땅에서 우리와는 다른 쪽 삶의 형편을 목도하고 당사자의 육성을 듣고 그들의 선택을 납득하고 싶었다.

우리가 ESTA를 외국에서 갱신하며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도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요소이다. 더구나 귀국 항공권 없이...

한국 여행자의 ESTA는 승인 후 2년간 유효하며 입국 횟수에 제한이 없지만 90일 체류 후 짧은 기간만 중미에 머물고 잦은 입국을 시도하는 경우, 매번 80~90일 체류한 경우는 미국에 거주하려는 의도로 간주될 수도 있다.

이 장기 체류 패턴으로 의심받을 수 있는 요소에 대해 확실하게 해명하고 그것을 입증할 자료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BP Officer는 우리 말의 진실성을 믿어주었다. AI를 넘어 AGI의 시대를 향해 가고 있는 시대에 범죄는 더욱 정교해지고 그것을 어떻게 방어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관국경보호청(CBP)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 부부의 경우, 세계 모든 지역의 삶과 그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을 탐구하기 위한 여정에서 장애 없는 이동성은 너무나 중요한 문제이다.

"Travellers want to get lost in landscapes and cultures, not confusing government jargon. They want to move, and be moved. To never miss out on life’s big moments. And we believe nothing should stand in the way of that.(여행객들은 정부의 복잡한 전문 용어가 아닌,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 속에서 길을 잃고 싶어 합니다. 그들은 움직이고, 감동받기를 원합니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절대 놓치지 않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길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믿습니다)."_비자 신청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는 기업, sherpaº의 선언문


●이곳에서는 여전히 비극이 지척이다.

https://blog.naver.com/motif_1/223536152605

●세계의 가장 위험한 도시, 시후다드 후아레스

https://blog.naver.com/motif_1/223543037942

●온두라스의 가장이 간절히 기다리는 것

https://blog.naver.com/motif_1/223757772232

●아버지 Oxnar, 물보다 짙은 피의 밤

https://blog.naver.com/motif_1/223344229101

●옥스나르의 멕시칼리

https://blog.naver.com/motif_1/223357099261

●콜로라도 강물이 험준한 바위 산맥을 넘다

https://blog.naver.com/motif_1/223353620491

●가난한 남자친구를 위해 공원에서 '시'를 팔고 있는 여선생님

https://blog.naver.com/motif_1/223351430283

●그와 함께한 2,400마일

https://blog.naver.com/motif_1/223587266056

●마침내 뉴욕, 뉴욕(New York, New York)

https://blog.naver.com/motif_1/223591748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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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육로입국 #국경검문소 #밴쿠버 #시애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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