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7. 의무와 책임을 바라보기

버겁다고 느껴지는 건, 스스로 극한 상황을 만드는 습관

by 김예림

편안한 장소에서 어깨, 골반, 다리에 힘을 빼고, 온전히 이완된 자세로 앉습니다.

어깨를 으쓱하며 마시는 숨에 끌어올렸다가, 편안하게 굴려 이완합니다.


바닥에 앉아있다면, 다리를 겹치지 않게 책상다리로 앉아
양팔을 무릎 앞에 짚고 살짝 엉덩이를 뒤로 밀었다가 척추를 한 단 한단 곧게 세워봅니다.
꼬리뼈를 말며 아랫배에 힘을 약간 주어 자연스럽게 바르게 앉습니다.


의자에 앉아있다면 어깨와 골반을 등받이에 깊게 기대어 앉습니다.


양팔을 자연스레 떨어뜨려 허벅지 위에, 손바닥이 하늘을 볼 수 있게 올려둡니다.


편안하게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해봅니다.

온몸으로 마시고, 가늘고 길게 내쉬어봅니다.

호흡에 잠시간 주의를 집중합니다.

온몸에 공기를 가득 채우며 마시고,

손끝과 발끝으로 에너지의 순환을 느끼며 내쉽니다.




우리는 수많은 의무와 책임들 사이에 둘러싸여 살아갑니다. 의무와 책임들이 생겨나는 배경을 바라보면, 대부분 '역할' 또는 '관계'가 그 바탕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함께 하기로 하여 일어난 의무와 책임들이, 명문화되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의무와 책임은 그 일을 둘러싸고 있는 당사자들이 합의하고 의견을 교환하여 정하는 관념들입니다.


육아를 하며 아이를 어떻게 돌볼지, 일을 진행하며 어떤 일을 서로 얼만큼 해 나갈지, 얼만큼의 기여도와 비중으로 어떻게 일의 완성도를 높일지를 정하고 역할을 수행하는 중간중간에도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가는 과정에서 순간, 의무와 책임들에 지칠 때가 있습니다. 이 때는 잠시 멈춰 나를 둘러싼 의무와 책임들을 돌아봅니다. 버겁다고 느껴질 때, 의무와 책임들이 나에게 전하는 무겁고 묵직한 마음과, 불안하고 초조해지는 감정에서 벗어나 봅니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봅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둘씩 떠올려 보고, 하나씩 차곡차곡 정리를 하듯, 나의 시간표 속에 채워 넣습니다. 그러고도 해낼 수 없는 일이라면 누구에게 어떤 도움을 청할 수 있을지 떠올려봅니다. 도움을 청할 상대를 떠올리다 어떤 감정이 떠오르면,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봅니다. 이 사람이 나를 무책임하다 여기지 않을지. 도움 요청으로 하여금 앞으로의 내가 행동과 관계에 불편함을 겪지는 않을지 올라오는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 감정이 내 마음이 만드는 관념임을 알아차립니다.


우리는 누구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프리라이더가 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내가 최선을 다하는 이상, 상대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전하는 상황은, 내가 게을러서도, 프리라이더가 되어서도 아닌, 여러 가지 역할과 의무를 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소통의 상황입니다.


어쩔 수 없어서, 나밖에 없어서, 내가 할 수밖에 없으니까... 하는 생각으로 나를 불안하고 외로운 상황에 두지 않았는지 알아차립니다. 우리는 누구나 연결되어있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갑니다. 지치고 아프고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때까지 버티다 나가떨어지면, 그 의무와 역할은 자연스럽게 대체되고, 혹은 간소화됩니다. 어쩌면 내가 생각했던 의무와 역할은 하지 않아도 될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굳이 나를 극한 상황으로 몰아가는 마음의 습관을 바라봅니다.


편안하게, 의무와 책임을 둘러싼 일과 관계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나의 책임감에 "괜찮아"라고 속삭여봅니다. 최선을 다하고 싶은,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은 마음을 바라봅니다. 하나 둘, 떠올리며 공존의 손을 뻗어봅니다. 버겁고 무거운 느낌은 내려놓고, 연결된, 끈끈한 서로를 바라봅니다. 할 수 있는 일들과 도움을 청할 일들을 차곡차곡 정리해봅니다. 당신의 존재는 빛나고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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