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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림 Aug 01. 2023

회복과 지복의 달리기

삶이 때리는 어퍼컷에 휘청이더라도 일어서는 힘

살다 보면, 에고가 어퍼컷을 세게 맞는 때도 있다.


내가 맞았던 펀치는 어찌나 아팠는지 몇 년은 정신을 제대로 차릴 수 없었다.


그런데 그 펀치를 맞을 즈음 혜인이가 삶에 들어오고, 내가 회복되어 상처 입은 치유자로 각성할 즈음, 혜인이가 펀치를 제대로 맞았다. 그 사이 어디 즈음, 줄리도 펀치를 맞아 휘청거리고 있었다.


휘청거릴 때 만난 연은 귀하다. 치유가 되기도, 각성을 시켜주기도 하는 연이기에 인연이든 악연이든 아무튼 감사히 모실 일이다. 설사 상처가 나고 너덜너덜해진다 해도, 그 시점의 나는 반전해야 하거나 직면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그의 잘못이라 할 수 없다. 그러한 반전이나 직면은 사람을 강하고 힘 있게 각성시킨다.


한때 혜인이가 간절히 힘을 내주기를 기원했다. 집에 초대해 따뜻한 밥을 나누고, 온기를 채우고, 또 휘청일 때 근육에 힘을 단단히 주고 설 수 있게 달리기를 가르쳐주고 싶었다. 혜인이가 아끼는 줄리도 함께 초대했다.


남산 한 바퀴. 초보 러너들에겐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한번 멈춰서 쉬는 타임 없이 즐겁고 두근두근하게 6킬로를 달렸다. 너무 장하고, 너무 기특해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기쁘게 체력을 키우는 일은 곧, 이 귀한 존재들이 그로기 상태에서 벗어나 7전 8기의 단단함으로 일어날 마중물이 될 거다. 기분 좋게 자신의 몸을 움직인 경험은, 힘들어서 때로 걷고 퍼지더라도 끝내 종착점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는 계기가 될 거다.


예쁜 그대들이 즐거울수록,


내가 사는 세상도 더 행복해지니까.


오늘의 달리기는


회복, 그리고 지복이었다.


곧, 혜인이가 이주할 부산에서도 내면을 단단하게 다지는 달리기는 이어진다. 광안리에서 달리고, 회도 먹어야지.


 #우리 존재파이팅 #이니줄리에린 #존재만으로기쁨 #사랑받는연습 #초보러너남산러닝 #여름달리기 #울림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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