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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림 Jan 02. 2024

성장을 향한 여정은 사랑을 향해 있다

반바퀴묵상 18 (55번, 16번) 23.12.22

55번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가장 위대한 재능인 추론할 수 있는 능력은 우리가 서로에게서 그리고 우리의 환경으로부터 분리되어 있다는 환상을 줍니다. 그러나 세 번째 이온은 길고 긴 귀가 길에 대한 것입니다. 우리가 은총으로부터 몰락한 이후로 우리 인간은 집으로 가는 길을 찾고 있었습니다. 과학을 통해서, 종교를 통해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을 통해서 말입니다.


16번

(1)

개인적인 유전체 구성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만일 이 주파수 수준에서 작동할 수 있다면 동일한 주파수의 모든 상태를 함께 연결하는 형태 형성의 장을 통해 64개의 선물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이것이 16번째 선물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그것은 당신이 필요로 하는 어떤 선물에도 주파수를 맞출 수 있고 그 선물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다재다능함입니다.


(2)

16번째 시디의 특별한 힘은 오직 한 가지 목적만 갖고 있습니다.- 그것은 전체에 봉사하는 것입니다. 비록 그것이 우주적인 오락의 형태으로 나타난다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2018년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 아버지가 야구선수 출신이라, 뼈대가 탄탄하고 근육 그릇이 큰 체형이다. 학창시절부터 운동을 하면 빨리 배우고 잘 하는 체질을 타고났다. 그래서 운동부 코치님이 부모님께 러브콜을 많이 하셨단다. 중학교에는 육상부와 하키부가 있었고, 고등학교에는 골프부가 있었다. 프로골퍼 안시현과 동기동창생이기도 했다. 아버지께서는 운동부에서 러브콜을 받을 때마다 "운동은 고되다. 우리 딸에겐 운동을 직업으로 시키기보단 취미로 시키고 싶다" 는 말씀으로 단호하게 거절하셨다. 공부도 곧잘 했던 나는 운동에 큰 미련이 없어 부모님의 방침을 그런가보다 했는데, 만일 나를 발탁한 코치가 조금만 더 끈기있게 아버지를 설득했어도 안시현과 함께 전세계 골프 대회를 주름잡았을지도 모른다(아버지는 왠지 아쉬웠는지 가끔 이 때의 이야기를 하시곤 한다). 축복받은 운동유전자를 가졌음에도, 어릴 적엔 운동을 싫어하기까지 했다. 정말 움직이는 것을 싫어해 최대한 움직임을 아끼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막상 운동을 했다. 체육복 입기를 귀찮아하고 체육시간이 자율학습이 되길 간절히 원하지만, 피구나 발야구시간에 슬렁 슬렁 잘 피하는데 끝까지 남아 마지막 상대팀을 매서운 눈으로 겨누다 끝내 마지막 승점을 내는 무서운 언니(?)가 나였다. 그나마도 체육시간이나 있어서 하던 운동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삶에서 사라졌다. 최대한 움직임을 아끼며 최소한의 운동만으로 하루하루를 살던, 집이 인천이라 장거리로 서울에 있는 대학교와 집을 오가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고도 첫 직장이 강남에 위치해 왕복 4시간여 거리를 통근에 쓰고 남은 시간에는 늘어져 있는 건어물녀가 됐다.

마치 16번 유전자의 그림자, 매사에 무관심한 나로 살던 시절이었다.


  2017년 들어 본격적으로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프리랜서로 강의를 하며 대학원에 입학해 졸업 논문까지 쓰려니 체력이 달렸다. 지방 출장에 스트레스, 그 당시 한참 관심이 있었던 다이어트 때문에 하루가 다르게 몸무게가 줄었다. 무엇에 필사적이었는지, 시간을 쪼개고 쪼개 요가 강사 자격과정에 등록했다. 당시 등록비도 꽤 비쌌는데, 왠지 머리만 쓰던 삶으로는 도저히 배겨날 재간이 없고, 자격과정이라도 등록하지 않으면 성취욕 강한 내가 남는 것 없는 운동시간에 삶을 할애하려 들지 않을 거라는 계산에 한 결정이었다. 요가를 하며 그래도 부족하다 싶어 달리기를 했다. 요가는 요가원에 가야 그나마도 하지만, 달리기는 언제든 마음 내킬 때 밖으로만 나가면 할 수 있으니까. 좋은 자세고 빠른 속도고 개의치 않고 그냥 달렸다. 가끔 질 스튜어트, 나이키, 듀라셀 등 브랜드에서 개최하는 달리기 대회가 열리면 무조건 가장 짧은 거리 대회를 신청하곤 했는데, 신청비를 감안했을 때 대회에서 주는 증정품의 퀄리티가 상당했다. 달리기 취미를 돋우는 데 도움이 됐다. 달리기에 대해 이리저리 검색하던 중, 스마트폰 어플 "런데이" 를 알게 됐다. 런데이 어플은 다양한 수준의 달리기 프로그램을 제시하며 이어폰을 끼고 해당 프로그램을 재생하면 달리는 동안 달리기에 필요한 정보를 주고, 힘이 날 수 있게 신나는 음악과 추임새로 동기부여를 이끄는 달리기 습관 형성에 탁월한 앱이었다. 8주간 주3회 달리기습관을 만드는 회당 30분 남짓의 한 프로그램을 참여하고 나면 족히 4~5키로를 달릴 수 있다. 이 프로그램으로 16주를 달렸다. 달리기에 자신이 붙었다. 전 남편과 달리기를 함께 하고 싶었지만 우리는 왠지 각자 달리기를 했다. 대회를 나가더라도 나는 신나게 하프코스를, 남편은 차분하고 끈기있게 10키로에 참여하곤 했다. 긍정적이고 즉흥적인 나와 달리 전 남편은 매사 신중하고 준비가 필요한 성격이라 연습도 따로, 대회도 따로 나가곤 했다. 가끔 연습을 함께 하는 날엔 서로가 서로를 신경쓰느라 블편하기도 했다.


 이혼을 하고 나는 좀더 달리기에 심취하게 됐다. 도통 누구를 만날 용기가 나지 않았고, 술을 마시는 날도 잦았지만 삶을 완전히 내려놓고 싶지는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달리러 나가곤 했다. 마침 살던 동네가 성수동이라, 중랑천이 가까웠다. 눈을 뜨자마자 운동복을 입고 달려나가 야심차게 3키로를 달리고, 돌아오는 길에 삶의 슬픔과 설움을 쏟아내듯, 엉엉 울면서 돌아오기도 했다. 그러다 2020년에 만나게 된 남자친구는 철인 3종경기에 도전하고, 한강 횡단 수영, 풀코스 마라톤 완주 기십회의 기록을 보유한 아마추어 체육인이었다. 상냥하진 않았지만 순수하고, 운동한 사람답게 투명하고 정직한 모습이 좋았다. 데이트에 대한 센스나 감도  없는 사람이라 "언제 달리기하러 갈래요?", 혹은 "언제 수영하러 갈래요?" 라는 말로 데이트를 신청하곤 했는데, 나는 그저 펀러너라 느릿느릿 달리고 싶은 만큼 고작 5키로 정도를 달리는 취미러너였고, 수영은 아예 할 줄 몰랐다. 그렇지만 사랑의 힘으로 기꺼이 따라나섰다. 첫 데이트부터 남산의 산자락을 격하게 뛰어오르며 인생 운동의 서막이 이렇게 올라가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달콤한 데이트의 엔딩크레딧은 동시에 막을 내리고 있었다. 3년의 연애시절동안 풀코스 마라톤을 6번 완주했다. 맨 처음 마라톤은 호기심으로 도전해 연습 부족의 현실을 오롯이 체감하고 엉엉 울며 5시간 반만에 완주했다. 두번째 마라톤부터는 한 번 완주했던 감을 토대로 자신감과 즐거움을 바탕으로 한껏 누리며 달렸다. 약 2년 동안 내가 연마한 달리기 기술은 풀코스 완주 세 번 만에 16번 키의 다재다능 수준으로 올라왔다.


개인적인 유전체 구성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만일 이 주파수 수준에서 작동할 수 있다면 동일한 주파수의 모든 상태를 함께 연결하는 형태 형성의 장을 통해 64개의 선물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이것이 16번째 선물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그것은 당신이 필요로 하는 어떤 선물에도 주파수를 맞출 수 있고 그 선물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다재다능함입니다.


체력에 어느 정도 자신이 붙고 나서, 어떤 코스든 컨디션에 따라 기록의 차이는 있어도 "한번 경험해 보면 되지 뭐" 라는 여유가 생겼다. 이미 실력 있는 마라토너로 여러 동호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남자친구를 따라, 여러 러닝 크루에 운영진으로 참여하게 되고, 시각장애인 동반주에 동참하게 됐다. 주로가 어떻든, 함께 달리는 메이트가 누구든,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크게 개의치 않고 즐겁게 달리러 나갈 수 있게 됐다. 삶에 어떤 일이 닥쳐도, "그냥" 할 수 있게 됐다. 좀 지쳐서 느려질지언정, 아주 멈추지 않으면, 설사 잠시 멈췄다 해도 다시 뛰는 시점을 스스로 잡을 수 있으면 완주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이러한 믿음은 삶에서 어떤 일에 도전해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확장됐다. 그리고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자존감의 향상이 필요한, 도전하고 달성하는 경험이 필요한, 건강한 습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달리기 습관을 만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16번째 시디의 특별한 힘은 오직 한 가지 목적만 갖고 있습니다.- 그것은 전체에 봉사하는 것입니다. 비록 그것이 우주적인 오락의 형태으로 나타난다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나는 기업에서 건강한 몸과 마음이 어떻게 생산성과 업무 성과로 연결되는지에 대해 알리고, 몸과 마음, 일과 삶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리더십, 멘탈코칭, 건강한 마음챙김 등에 대해  강의를 한다. 강의하는 틈틈이 1:1 고객에게 다이어트코칭, 건강습관코칭을 하기도 한다. 전문성 향상을 위해 의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한때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했다면, 지금의 나는 몸과 마음, 의식 건강의 필요성을 체감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몸과 마음의 속도에 맞춰 건강을 셀프챙김하도록 돕는 코칭을 하고 있다. 올해는 코칭비 부담없이 즐겁게, 자신의 목표에 맞게 달리는 습관 독려 모임, '달토끼들' 을 런칭했다. 이 모든 움직임의 목적은 말 그대로, 지구와 인류, 우주의 건강한 생동을 늘리는 것이다. 그 동안의 경험으로 어떤 사람이 오든 자신의 목적과 목표를 한 방향으로 맞춰 건강하게 습관에 의거한 변화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노하우가 쌓였다. 어쩌면 이 또한 다재다능함의 선물이 주는 사이드이팩트라 느껴진다. 건강한 바그 목적은 나 하나만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전체를 향해 있다. 한 사람이라도 건강한 사람이 지구에 늘면, 내가 사는 세상이 더 살기 좋아지고, 행복해지고, 풍요해 질거라는 믿음이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20대의 나는 생존을 위한 기술을 얻는 데에 집중되어 있었다.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내가 가야할 길이 어딘지 몰라 방황하기도 했다. 가까운 관계를 자진해 청산하며 상처를 많이 입었다. 그리고 상처입은 나를 돌보는 과정에서 새로운 비전이 생겼다. 내 상처와 나를 분리시키려고 했던 나의 이기적인 과거에서 벗어나, 비전으로 하여금 나는 나와 고객, 나와 기업, 나와 세계가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돈을 버는 것보다 번 돈을 다시 세상에 흐르도록 나누는 것, 기술을 익히는 것보다 기술로 하여금 존재가 해방될 수 있도록 돕는 것, 사랑을 받는 것보다 사랑이 되는 것이 이 모든 성장의 여정을 관통하는 하나의 핵심이었다.


55번 유전자키는 말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가장 위대한 재능인 추론할 수 있는 능력은 우리가 서로에게서 그리고 우리의 환경으로부터 분리되어 있다는 환상을 줍니다. 그러나 세 번째 이온은 길고 긴 귀가 길에 대한 것입니다. 우리가 은총으로부터 몰락한 이후로 우리 인간은 집으로 가는 길을 찾고 있었습니다. 과학을 통해서, 종교를 통해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을 통해서 말입니다.


성장을 향한 모든 여정은 사랑의 방향을 향하고 있다. 악을 근절하기보다 사랑이 밝고 크게 확장시키는 것이 세상을 변하게 하는 근원적인 변화의 촉발점이며, 가장 큰 파장을 세상에 전하는 힘이 된다고 믿는다. 한 사람의 고객이건, 기업이건 만나는 이들에게 몸, 마음, 건강한 삶이 이끄는 성숙된 의식이 얼마나 커다란 기쁨과 행복, 해방감을 주는지, 운동을 매개로 정성스럽게 전하며 참 행복을 느끼곤 한다. 이 행복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질 것을 믿기에, 느끼기에 새해의 내가, 미래의 내가 참 기대가 된다.




<건강한 몸,마음, 의식습관에 관심이 있는 독자분들이 계실 것 같아 참고로 알리는 프로그램 안내글>

1. 한달에 2만원으로 건강한 달리기 새해 습관 만들기, 달토끼들

https://brunch.co.kr/@motivator00/269  


2. 삶이 바뀌는 건강습관 1:1 코칭 (1개월 4회기)

https://brunch.co.kr/@motivator00/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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