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바이러스

바이러스 vs 해피 바이러스

by 보물상자

해피 바이러스

바이러스는 외로워요

사람들 아프게 하니

그 누구도 친구 하려 하지 않지요

그래서 더 독기 품나 봐요

하지만 오해가 있었어요

나쁜 바이러스 너머엔

사람들 기쁘게 하는

해피 바이러스도 있었지요

아픔 아닌 행복 전하는

해피 바이러스는

나쁜 녀석들보다

더 빨리 세상에 퍼져나가요

사람들 주름 펴는

행복 바이러스는

오히려 상처를 치료하고

세상을 천국으로 만들지요




바이러스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바이러스가 좋은 놈이라면 상황은 달라지겠지요.


바이러스에는 해피 바이러스라는 좋은 놈도 있었습니다. 남을 즐겁게 해주는 바이러스입니다. 그리고 그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다시 다른 사람들에게 즐거운 해피 바이러스를 퍼뜨립니다. 그 전염성은 나쁜 바이러스보다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이십여 년 전, 5월 전북 결식아동 돕기 자선 바자회의 사회를 맡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날 제가 총무를 맡고 있던 『사랑의 장학회』라는 장학봉사단체에서 장학금 전달 순서가 있었습니다. 장학금 수혜자는 연로하신 할머니 밑에서 어렵게 생활하면서도 밝고 맑게 자라는 정신장애 1급의 민준이라는 중학생 소년이었습니다. 민준이는 장학금을 받고서는 뛸 듯이 기뻐했습니다. 행사는 이틀간 진행되었고 저는 둘째 날 진행되는 오케스트라공연을 보러 바자회에 다시 갔습니다. 거기서 우연히 민준이를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어제 사회 보신 분 맞죠?”라며 반갑게 인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숨 가쁘게 말을 이었습니다. “저 어제 받은 장학금 30만 원 중에서 20만 원은 저기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기부하기로 했어요.” 순간 뭔가에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정신장애 1급인 아이가, 그것도 정말로 어려운 가정 형편의 아이가 한 말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민준이를 한쪽으로 불러 달래듯이 그리고 조심스럽게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


“누가 그렇게 하라고 시킨 거예요?”

“아니요. 제가 그냥 그렇게 할라구요.”

“왜요?”

“예수님은요 나보다 더 못 사는 사람들을 보살펴야 한다고 했거든요. 저도 못살지만 저분들에게 좋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저분들은 현준이보다 더 잘 살 거예요.”


잠시 머뭇거리던 현준이가 금세 말을 바꿨습니다.

“근데 저기 오케스트라 오신 분들은 바쁘신데도 우리를 위해서 무료로 연주해 주시잖아요. 그래서 줄라고요.”

민준이는 자신이 받은 고마움을 분명히 알고 있었고 또한 자신도 그 고마움을 다른 누군가에게 전파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민준이 마음은 내가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충분히 전달할 테니까요. 장학금은 민준이가 써요” 이렇게도 저렇게도 말하고 또 말해서 겨우겨우 설득했습니다. 그래도 안심이 안 되어 민준이를 추천해 주시고 보살피는 지역아동센터 센터장님께도 당부를 드렸습니다.


‘해피 바이러스는 강력한 전파력을 가졌다’고 늘 주장하던 저였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정신장애 1급의 아이에게서 그 전파력을 느꼈을 때 해피 바이러스의 신비한 힘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다음 편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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