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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으로 이끄는 팔로워십

by 보물상자

“오랜만일세. 잘 지내셨나?”

“네. 정말 반갑네요. 사장님께서도 잘 지내셨죠?”

고승일 사장과 박원효 원장이 오랜만에 만났다. 아무리 바빠도 한 달에 한 번 있는 장학회 모임에서는 만나던 두 사람이 이차저차 엇갈려 가며 불참하는 바람에 6개월 만의 만남이었다.

“점심은 가볍게 먹어도 되는데... 오늘은 박 원장 덕분에 거하게 먹겠는걸.”

“별말씀을요. 진작에 모셨어야 하는데 좀 늦었습니다.”

오늘 만남은 ‘꼭 만나 뵐 일이 있다’면서 박 원장의 요청으로 사석에서 이루어졌다. 두 사람이 앉자 예약된 코스요리가 순서대로 나오기 시작했다.

“어~ 맛있겠는걸. 사실 좀 출출했거든.”

“시간을 늦게 잡아서 죄송합니다.”




토요일 오전 진료를 마치고 나와야 했던 박원장은 점심약속시간을 2시로 정했었다.

박 원장은 300 병상 규모의 준종합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실력 있는 의사였고 고 사장은 21명의 직원을 거느린 잘 나가는 중소기업의 사장이었다. 두 사람은 몇 년 전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사랑의 장학회’라는 봉사단체에서 처음 만났고, 박 원장은 본받을 것도, 배울 것도 많은 고 사장을 유난히 따랐다. 실제로 도움 되는 조언도 많이 들었다.

“아참. 자네 숙제는 다하셨는가?”

너무도 빠른 질문이었다.

“.... 아! 그 숙제요.”

“박 원장을 보니까 갑자기 숙제 생각이 나는구먼.”

“숙제 검사를 하시더라도 식사나 좀 하시고 하시지.”

“하하하하~, 하하하하~”

고 사장도 박 원장도 크게 한 번 웃었다.

“사장님! 사실은 오늘 만나 뵙자고 한 이유가 그 숙제 때문이었습니다.”

“그래? 그럼 숙제를 잘하셨다는 의미인가?”

“그런 셈입니다.”

“너무 자신만만하신데. 어쨌든 축하할 일이구만.”

고 사장이 흐뭇한 얼굴이 박 원장에게도 웃음을 전했다.




6개월 전 고 사장은 자신의 사무실을 방문한 박 원장에게 리더십에 관한 얘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리더는 어떤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나?”

“글쎄요... 뭐 비전을 제시하는 능력이라든가, 결단하는 능력이라든가, 통찰하는 능력... 뭐 그런 능력 아닌가요?”

“그래. 보통은 리더십 하면 자네가 말한 것처럼 비전, 통찰, 통합, 결단 같은 단어들을 떠올리지.”

“그럼. 그런 게 아니란 말씀이신가요?”

“으음 아니지. 그걸 부인하는 게 아니라 그 단어들의 합집합이 무엇인가를 말하려는 거네.”

“합집합이요?”

“비전, 통찰, 통합, 결단 이런 단어들의 합집합이 리더십의 핵심이라고 보는 거지. 그리고 난 그것들의 합집합을 영향력이라고 생각하네.”

“아~ 영향력이요.”

“그래. 영향력. 난 리더는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라고 본다네. 내 생각과 판단대로 조직원이 따르도록 하는 영향력 말일세.

“그렇군요.”

“그런데 아쉬운 것은 많은 리더들이 시대변화에 따라 영향력의 도구를 바꿔줘야 한다는 것을 모르거나, 모른척하고 예전의 도구만을 고수한다는 거야.”

“영향력의 도구요?”

“그렇지. 영향력의 도구말이네.”

“.........”




“과거의 리더들이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강압적인 명령이나 일방적인 지시, 권위적인 태도 같은 구시대적인 도구들을 주로 사용했지. 게다가 게으른 리더들은 지금도 그 도구들을 그대로 쓰고 있으니 한심할 노릇이지. 그런 도구들이 과거에는 통했을지 모르지만 시대가 바뀐 지금은 절대로 아니라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저도... 그런 도구들을 사용했던 것 같네요. 저도 모르게 그랬던 것 같아요. 모른척하고 지나간 것 같지는 않고요.”

“모른 척한 것이 더 나쁜 것이지만 몰랐다고 해서 면죄부를 받을 수는 없다네.”

박 원장이 머쓱해졌다.

“그건 게으름이네.”

“게으름이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영향력의 도구를 찾지 않고 남들이 쓰던 과거의 도구들을 선택한다는 것은 분명 게으름이지. 뭐든지 새롭게 개발하고 시도한다는 것은 귀찮고 힘든 일일 테니까.”

본인도 그랬었는지 박 원장의 가슴에 찌릿찌릿 반성의 기운이 맴돌았다..




“그럼 21세기에 맞는 영향력의 도구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박 원장은 자신을 변화시키려는 의지가 강했기에 고 사장의 대답이 몹시 궁금했다. 하지만 박 원장의 기대를 잠시 접어둔 채 고 사장은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아프리카 초원에서 사냥하는 사자들 본 적 있으신가?”

“... 있죠. 동물의 왕국 같은데서요.”

“새끼 사자들은 사냥하는 기술을 어떻게 배울까?”

“글쎄요. 어미 사자가 사냥하는 모습을 보고 배우지 않을까요?”

“그렇다네!”

고사장이 무릎을 치며 말했다.

“물론 자기네끼리의 언어가 있어서 말로도 사냥법을 가르치기도 하겠지만 주로는 어미가 사냥하는 모습을 보고 배우게 될 거야.”


p17 사냥하는 사자와 새끼 사자.jpg

“그렇겠지요.”

“만약에 새끼 사자가 어미 사자의 사냥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면 새끼 사자의 사냥기술은 형편없을 거야. 그러다 굶어 죽을 수도 있고.”

박 원장은 고 사장의 다음 말이 궁금했다. 뭔가 의미 있는 이야기가 나올 것만 같았다.

“어미 사자의 사냥하는 모습은 험난한 삶을 살아가야 할 새끼 사자들에게는 생명수와도 같은 것이라네. 그런 생존의 비밀을 어미 사자는 새끼 사자에게 어떻게 전수하고 있었나?”

“...... 그냥 본을 보여준 것...”

“그렇다네!”

고 사장의 큰 소리에 박 원장이 깜짝 놀랐다.

“어미 사자는 사냥하는 모습을 그냥 보여준 것뿐이야. 그냥 보여주기만 했을 뿐인데 새끼 사자가 그대로 따라 하게 되는 거야. ‘나처럼 해봐라’라는 말이 필요 없었던 거야. 이 얼마나 큰 영향력인가?”

박 원장은 고 사장이 사자 이야기를 꺼낸 의도를 알 것 같았다.

“21세기 리더는 말이 필요 없다네. 조직원의 변화를 지시하기 전에 리더가 솔선수범해서 행동으로 보여주면 돼. 훌륭한 생각, 훌륭한 말투, 훌륭한 행동, 본받을 만한 태도, 본받을 만한 습관으로 자연스럽게 자신의 추종자를 만들어 가는 거야.”

“미처 몰랐던 사실입니다. 아니 알면서도...”

새로운 진리를 발견한 듯 박 원장은 한껏 들떠 있었다.

“자네도 한 번 실행해보지 않겠나?”

“그럼요. 해봐야죠. 결국 저를 위한 것인데요. 사장님께서 내주신 숙제라 생각하고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숙제라고? 하하하. 그거 좋구먼. 뭐든지 의무감이 있어야 성과가 좋은 법이니까.”




다시 일식집

“숙제를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해지는데. 하하하.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어디 한 번 들어볼까?”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부담스럽잖아요. 변한 건 조금밖에 없는데...”

박 원장은 쑥스러웠다. 하지만 작은 변화에도 큰 성과가 있었기에 자신 있게 말을 시작했다.

“지난 6개월 동안 몇 가지 변화를 주었습니다. 사장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직원들이 이렇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제가 먼저 실천했습니다.”

고 사장의 눈동자에 한줄기 강한 빛이 스쳤다.

“가장 먼저 인사에 대한 태도를 바꿨습니다.”

“어떻게?”

“전에는 직원들이 인사를 해야만 저도 인사를 했고, 인사를 해도 건성으로 답했습니다. 인사말도 상투적인 표현 일색이었고요.”

“본인은 그렇게 하면서 직원들한테는 고객한테 인사 잘하라고 하셨겠지?”

“물론입니다. 과거에는요.”

“그럼 지금은 어떻게 변하셨나?”

“누가 먼저랄 것이 없이 먼저 보는 사람이 인사합니다. 제가 먼저 인사를 했더니 처음에는 다들 어색해하더라고요. 근데 지금은 아주 자연스러워졌습니다.”

고 사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또 인사할 때는 꼭 호칭을 함께 불러줍니다. 호칭도 이왕이면 듣기 좋은 호칭으로 불러주고요. 건성으로 인사를 받던 습관도 고쳤습니다. 상황에 맞는 응답인사를 꼭 해주려고 노력합니다. 청소하는 아주머니들한테도 정중하게 인사를 했더니 정말 좋아하시더군요. 인사말도 상투적인 표현은 웬만하면 자제하고 생활 속의 이야기를 주로 활용합니다.

“오호라~”

“인사의 태도를 바꾸고 나서 감동적인 경험을 한 적도 있습니다.”

“감동적인 경험이라~ 궁금해지는데.”




“회식날이었습니다. 비가 내렸었죠.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어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고 저는 눈치껏 자리를 피해주기로 했습니다. 몰래 나오려고 했지만 예닐곱명의 직원이 알고서 제 차가 있는 곳까지 배웅을 나왔습니다. 짧은 작별인사를 마치고 차가 출발했습니다. 저는 무심결에 룸미러를 봤고 그 순간 숨이 멎을 것만 같았습니다.”

고 사장의 눈동자가 커졌다.

“배웅 나왔던 예닐곱의 직원들이 그 비를 맞아가면서 제 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고 있었던 겁니다.”

“어~허~ 그것 참 감동적인 장면이구만.”

고 사장도 박 원장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두 사람은 잠시 말을 아꼈다.

“예전엔 직원들한테 인사를 참 많이 강조했습니다. 그렇게 말해도 시정이 안 되더니 지금은 동료 간에도, 고객들한테도 인사는 우리 병원의 자랑이 되었습니다.”

박 원장의 어깨가 들썩거렸다. 고 사장의 입가에도 흐뭇한 미소가 그려졌다.




“그다음의 변화는 무언가?”

“네. 두 번째 변화는 말투입니다. 전 말투가 굉장히 무뚝뚝한 편이었어요. 제 말투가 무섭다는 직원들도 꽤 있었죠.”

“그것도 이제는 과거 얘기겠네?”

“네. 과거에 저는 ‘환자들한테 왜 그렇게 말을 사납게 하느냐’, ‘투덜거리는 말투 좀 그만둘 수 없느냐’며 직원들을 다그쳤던 적이 많습니다.”

“지금은 어떠신지?...”

“사장님께서는 제가 제 아들놈을 유별나게 사랑하는 거 아시죠?”

“알다마다. 박 원장이 15년 만에 얻은 귀한 첫아이 아닌가! 이름이 소망이었지?”

“네. 귀하게 얻어서 인지 소망이는 제게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입니다.”

“근데 소망이는 갑자기 왜?...”

“아~참 내 정신 좀 보게.”

박 원장이 자신의 머리를 살짝 두드리다 말을 이었다.

“과거에 제 말투가 무뚝뚝하고 무서울 때조차도 우리 소망이 한 테는 예외였어요. 그래서 제 처는 자기한테는 왜 그렇게 하지 않느냐고 불평 아닌 불평을, 질투 아닌 질투를 하곤 했었죠.”

“.........”

“제 말투를, 무뚝뚝하고 무섭기까지 했던 말투를 우리 소망이한테 하던 식으로 바꿨어요. 병원에서도, 아내한테도..... 숙제를 훌륭히 해내겠다는 일념으로 말이에요.”

고 사장이 지그시 눈을 감았다.

“그래도 오랫동안 길들여진 말투를 바꾸기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

“물론입니다. 그것도 보통말투도 아니고 닭살 돋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말투로 바꾼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죠.”

“한 마디로 N극에서 S극으로 바꾼 거네? 하하하.”

그런 셈이죠. 하하하. 근데 신기하더라고요.”

“신기? 뭐가?”

“일주일도 안 됐던 것 같아요. 처음 며칠은 고약하게 쓰고 맛이 이상한 한약을 먹는 것처럼 싫고 힘들더니 한 5일째쯤 되니까 어느새 사랑스러운 말투에 익숙해져 있더라고요. 정말 믿기지 않았어요.”

“박 원장 사모님께서 무척 당황스러워했겠구먼.”

“아내뿐이겠어요. 우리 직원들이 더 당황했지요. 근데 당황스러워하는 것도 잠시였습니다. 아내도 직원들도 변한 내 말투에 금방 적응하더라고요. 그것도 의외였어요.”

고 사장은 박 원장의 입에서 어떤 말이 이어질지 대충 감을 잡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저는 직원들한테 말투에 관한 잔소리를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직원들도 어느 때부터인가 좋은 말투를 쓰기 시작했다는 거지?”

“네. 그리고 직원들의 말투가 변했다는 걸 알게 된 그때 제일 먼저 사장님의 모습이 떠오르더라고요. 저를 변화시킨 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박 원장의 칭찬에 고 사장이 멋쩍었는지 손사래를 쳤다.




“저도 과거엔 나름대로 잘 나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았었습니다. 저 나름대로 리더로서의 철학도 가졌었다고 생각했었고요. 저만의 세계에 빠져 살면서, 저만의 고집도 상당했을 텐데 사장님께서는 저를 슬그머니 변화시켰던 겁니다. 그것도 강한 칼이 아닌 부드러운 말씀으로요. 정말 존경합니다.”

“그만하시게나. 별말씀을 다하시는구먼. 더 듣기 민망하니 다음 얘기나 하시게.”

“아니요. 한 마디만 더 하겠습니다.”

“또 무슨?”

“사장님께서 그때 하신 말씀 중에 제가 매일 되뇌는 표현이 있습니다.”

“그럴만한 말이 있었나?”

“리더가 먼저 변해야 구성원들도 변하게 된다는 말씀을 하셨잖아요. 리더는 형편없으면서 구성원들만 잘하라고 하는 것은 마치 ‘철부지 아빠가 말썽꾸러기 아이더러 먼저 철들라는 격이다’ ‘네가 먼저 철들면 아빠도 철들란다라고 말하는 격이다’라고 하신 말씀이요.”

“박 원장 기억력 참 좋구먼. 어찌 그렇게 토씨하나 안 틀리고 기억하시나. 어쨌든 그 표현은 나도 자주 되새기는 말이라네.”




두 사람은 잠시 식사의 시간을 가졌다. 박 원장도 고 사장도 흐뭇한 점심이었다. 그러다 고 사장이 먼저 말을 꺼냈다.

“인사하고 말투를 변화시키셨고.... 두 가지 말고도 변화를 진행시키는 또 다른 것이 있으신가?”

“지금은 금연을 연습 중입니다.”

“금연이라고?”

“네. 건강을 지켜줘야 하는 의사가 담배를 피운다는 것도 좀 그렇고. 가끔 직원들이 담배꽁초를 아무 데다 버리는 것도 보기 싫고 해서.”

“우와~ 정말 대단한 결심인데?”

“이번 달로 3개월째입니다.”

“금연한 지가?”

“우와~ 이 사람 괴물일세.”

“20년을 넘게 핀 담배를 끊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요. 수없이 금연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지요. 자신이 없을 만도 한데 이번에는 왠지 자신 있습니다.”

“어허~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나오시나?”

“인사도 말투도 저에게는 쉽지 않은 변화였습니다. 그런데 바꾸고 보니까 별것이 아니었더라고요. 이제 제 몸도, 제 뇌도 변화에 익숙해져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몸의 세포들도 은근히 변화를 즐기는 것 같고요. 하하하. 어쨌든 인사도 말투도 바꿨는데 금연이라고 못 할 거 없지 않겠습니까?”

“브라보!”

자신의 말이 변화의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그리고 자신감 넘치는 박 원장을 더 격려하기 위해서 고 사장이 술잔을 들고 건배를 제안했다. 두 사람은 흥겨움에 몇 잔의 술을 더 했다.



“저번 숙제는 잘한 것 같습니까?”

박 원장이 으스대며 물었다.

“그럼. 너무 훌륭한 걸. 동그라미 다섯 개야!”

그 옛날 초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께서 그렇게 했으리라. 숙제검사를 마치고 빨간 크레용으로 동그라미를 그려주시듯 고 사장은 손을 빙글빙글 돌리고 있었다.

“잘했으면 보상이 있어야지요.”

“보상이라...”

“보상으로 이번에도 숙제 하나 더 내주세요.”

“변화의 숙제 말인가?”

“네. 이왕이면 이 시대에 맞는 쿨한 걸루요.”

“글세. 쿨한 것이라.... 박 원장 실력이야 이미 알려진 바고, 리더십도 점점 갖춰져...”

갑자기 말을 끊더니 고 사장이 한참을 생각했다. 그리고 는 입을 열었다.




“박 원장 혹시 감성리더십이라는 말 들어보셨나?”

“감성리더십이요? 들어는 본 것은... 같은데요...”

“들어는 본 것 같다고 표현하시는 걸 보니 아주 잘은 모르시나 보군.”

“네....”

고 사장은 다시 짧은 멈춤의 시간을 가진 후에 입을 열었다.

“박 원장 최만호 사장 알지?”

“... 아~ 사장님께서 언젠가 장학회 월례모임 때 초대손님으로 모시고 오셨던 그분 말씀이신가요?”

“그래. 그 돈만호 사장 말일세.”

돈만호는 최만호 사장의 별명이다. 뭐든지 돈으로 해결하려는 최 사장의 스타일을 빗대어 주변 사람들이 부르는 별명이었다. 이것저것 몇 개의 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최만호 사장은 올해 58세로 고 사장과 동갑내기이면서 가끔 만나 술 한잔 기울이는 사이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늘 최 사장의 일방적인 요구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술자리에서는 고 사장에게 일방적으로 훈계 아닌 훈계를 듣는 것 또한 최 사장의 몫이었다.

“몇 주 전에 술 한잔 하자고 연락이 왔더라고.”



다음 편에서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