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 초라해질 때 해야할 일

by 박동기

누구나 나이는 든다.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주목을 덜 받게 된다. 특히, 젊었을 때 미모가 출중하거나 유능해서 사람들에게 주목을 많이 받았던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서 주목을 받지 못할 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본다.


어느 예능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30년 전에는 아주 유명한 연예인이었다. 지금은 그 나이가 되면 이제 조연밖에 하지 못한다. 젊고 예쁜 사람들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주목을 받지 않는 자리로 물러나게 된다. 그것이 현실인데 인정을 하지 못하고 예능 프로그램에서 본인이 아직도 주인공처럼 토크를 주도해 가려고 한다. 또 토크에서 소외가 되면 얼굴에 서운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 이후에 그녀는 그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지를 못했다. 그녀는 나이가 들어서 자신의 상태를 잘 살피지 못한 것이다.


나도 나이 든 남자가 내 뒤에 따라오면 무서울 때가 있다. 다른 사람들도 나이든 나를 보면 똑같이 느낄 것이다. 이렇게 나이가 들면 초라해지고 관심 밖으로 사라지게 된다.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받아들이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본다.


한국인 첫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75세의 윤여정 배우의 인터뷰를 보았다. 그녀는 나이가 들어서 초라한데도 자신의 모습대로 살았기에 좋은 열매를 맺었다. 윤여정은 "과거에는 이혼이 주홍글씨 같았다. 남편에게 복종을 약속해야 했는데 나는 그 약속을 어겼기 때문에 TV에 나올 수가 없었다. 아무도 내게 일을 주지 않았다"면서 "나는 아들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어떤 역할이라도 얻으려 했다. 20년 전 스타로 데뷔했을 때의 자존심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때부터 성숙한 사람이 됐다"라고 고백했다. 돈 벌기 위해 단역도, 보조출연도 마다하지 않았다. 우여곡절을 겪은 인생이 있기에 그녀의 연기는 빛을 발한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사라지고 초라해질 때에도 자신의 이미지대로 살아가려는 꿋꿋한 의지가 필요하다. 초라하면 초라 한 대로 힘들면 힘든 대로 자신의 스타일대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어서 자신이 의지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묵묵히 하루를 살아가야 한다.


나이가 들어서 프로그래머도 초라해질 때가 있다. 나이가 들어서 프로그래머를 하는 사람조차 많지가 않다.

아주 특별하지 않고서는 국내에서는 나이 든 프로그래머가 많지 않지만 앞으로는 많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를 해본다. 나이 든 시니어 개발자가 하기에 좋은 역활은 프로그램 분석가이다. 전체적인 문서를 작성할 줄 아는 능력을 계속 길러야 나이가 들어도 가치 있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프로그래머의 인생에도 우여곡절의 인생이 있다. 풀리지 않는 문제로 밤을 숱한 밤을 새웠다. 회사에 야전침대를 갖다 놓고 며칠씩 집에 못 들어가기도 한다. 시니어 개발자는 그런 프로그램의 우여곡절을 담은 SRS(Software Requirements Specification) 을 작성하는 것이다. 그것은 프로그래머의 진한 고뇌와 땀이 깃들어진 문서가 될 것이다. 시니어 개발자로서 초라한 가운데에서도 가치 있는 일을 하려면 시스템을 분석하고 설계한 후 SRS 문서를 작성하는 능력이 출중해야 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상상력과 창조력, 논리적인 생각들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가장 가치 있는 일이다.


배우 윤여정의 우여곡절의 인생이 그녀의 연기에 묻어 있기에 감동을 준다. 시니어 개발자도 프로그래머의 우여곡절을 담은 SRS 문서를 통해서 감동이 주는 SW를 개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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