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글을 잘 쓰고 싶어서 글을 쓰지 못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사랑을 품은 이에게 다가가고 싶으면서도 오히려 더욱 쌀쌀맞게 대하는 것 만큼이나 슬프다.
#2
글이 읽히는 것은 내 이야기가 상대방에게 하나의 세계를 열어제낀다는 희열이 있다. 내가 만든 그사람의 세계에 환상적인 폭죽이 터지는 것도 좋고, 아름다운 피아노 독주곡같이 하나의 선율이 피어나도 좋다. 결국 나는 읽히는 글을 쓰고 싶었던 것이다.
#3
짙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글은 매력적이다. 맵고 짜고 단 음식 같다. 결국 담수를 찾게 된다.
#4
내 의도보다 문장의 감성이 강해버리면 글쓰기가 어색해진다. 어색한 글은 쓰기 싫은 글이고, 읽기 싫은 글이다. 한 문장 한 문장 공들여써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약간 천천히, 표현을 골라가며 쓰면 섬세한 글이 가능하다. 욕심이 나는 만큼 느리게 쓰는 것이 맞다. 아무렇게나 써놓고 나중에 고치려면 흥이 안나서 손대기 싫다.(물론 완성하는데는 이 방법이 낫다.) 문장만큼은 처음에 잘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