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항상 가까이에 있다.
7평이 채 되지않는 오피스텔에서 자취를 하고있다. 나만의 아늑한 공간이지만, 협소하다보니 조금만 어지러져도 정신이 없다. 그러다보니 보통 2~3일에 한번씩은 나름의 대청소를 하곤하는데, 새삼스럽게 한명의 인간이 얼마나 많은 먼지와 머리카락을 만들어내는지 깨닫게 된다. 깔끔을 떨어도 이정도라니.
청소기와 돌돌이라는 혁신적인 발명품의 도움을 받으면, 방 청소는 빠르고 깔끔하게 마무리가 된다. 문제는 성인 남자는 눕지도 못할 사이즈의 작은 화장실. 샤워부스도 따로 없다보니, 매일 아침마다 물때가 적립되곤한다. 청소 좀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물때 지우기는 가장 비효율적인 전신 운동 중 하나다. 박박 문질러야하고, 자세도 구부정 할 수 밖에 없어 한번 하고나면 뻐근함이 꽤 오래간다
매주 물때와의 전쟁을 치르다보니, 다음번 이사갈 땐 샤워부스 있는데로 가겠다는 없던 꿈도 생겼다. 2~3주에 한번씩 식료품을 살때마다 장바구니에 함께 담기는 곰팡이 제거제도 괜시리 아깝게 느껴졌고. 유난 떤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모두 비슷한 경험이 있지 않을까 싶다. 뭔가 하나가 신경쓰이기 시작하면 계속 거슬리는 느낌.
물때와의 동거가 어느정도 익숙해졌을 무렵, 나는 뜻밖의 사람에게서 이 모든 고민을 날릴 한마디를 들었다. 친한 10년지기 친구를 만나러 부산에 방문했다. 이제 결혼한지 1년차 된 친구 부부는 알콩달콩(?) 싸운 이야기를 신나게 공유하고 있었는데... 싸움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물때" 였다.
샤워하고 30초만 물기제거 밀대로 밀면 물때 안생기는데, 그걸 안해서 결혼하고 몇개월동안 싸웠단다. 그 이후에도 한동안 이어진 친구 부부의 신혼 이야기에도, 내 머릿속에는 "밀대"만이 맴돌았다. 오랫만에 만난지라 반가움에 술도 좀 먹었는데도, 다음날까지 밀대는 내 마음속에 굳건히 자리잡고 있었다.
집에 도착하고 씻자마자 바로 테스트를 해보았다. 아, 이거구나 싶었다. 샤워 한번 하고나면 습식 사우나가 되던 화장실은 이제 없었다. 처음에는 1분이 넘게 걸리던 작업은 익숙해지면서 30초 내외로 줄어들었다. 2년 가까이 살아온 내 집의, 내 화장실이 새롭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밀대 사둔지 꽤 되었는데, 이제서야 이 물건의 진가를 알게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정답은 정말 웃기게도, 항상 내 손이 닿는 거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