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새끼가 사자 소리를 내는 것
"사자 새끼가 사자 소리를 내는 것, 이것이 시다."
"사자 새끼가 사자 소리를 내는 것, 이것이 고요다."
1부 그리움은 그렇게 컸구나
2부 나는 이상하게 슬퍼지지 않는다
3부 우리 앞의 오늘도 벌써 옛날이지요
4부 사자 새끼가 사자 소리를 내는 것
어제는 몹시 외로웠다고,
오늘은 못 견디게 그리웠다고,
너를 사랑한 것은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라고,
사랑하는 이에게 엽서를 쓰자.
_「내 마음속 용 -이중섭을 위하여」 부분, p.036
유월이면 우리들은 설레며 땅속에서 둥글게 익어가는 감자들을
기다렸다 꽃은 상처였다
상처 없는 자 꽃을 피울 수 없고
꽃 피울 수 없는 자 열매 맺을 수 없었다
_「감자를 기리는 시」 부분, p.058
그늘이란 누군가 내게 내어주는
제 속마음인 걸 나는 안다
저 샘물도 누군가 입 틀어막고 참아내다가
터져나오는 울음이 아닌가
_「옻샘 약수터」 부분, p.088
136
검은 시루 속에서 물을 먹고 자라는 콩나물.
날마다 물을 주지만 물은 시루 구멍으로 빠져나간다.
물이 머물지 않아도 콩나물은 쑥쑥 잘 자란다.
시루 안에 콩들은 시의 씨앗들이다. _p.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