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_5. 구성은 흐름이다

by 서린

<글쓰기의 전략> 118~120쪽


1. 미국의 작가 로널드 B. 토비아스는 플롯에 대해 흥미로운 발언을 했다. 일반적으로 플롯을 뼈대에 비유하는데 그것이야말로 잘못된 비유라는 것이다. 플롯을 뼈대에 비유하면 글의 내용은 뼈대를 채우는 살에 지나지 않게 된다. 사람들은 좋은 뼈대를 찾으려고 전전긍긍할 뿐. 내용에는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좋은 뼈대만 찾으면 글을 쓰는 것은 문제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토비아스는 플롯을 정체된 것, 고정된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이다.


2. 다시 말해 플롯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어떤 한 곳으로 작품의 모든 요소를 끌고 가서 이야기가 되게 하는 구심력과 비슷하다.


3. 글의 구성은 구심력 또는 전기자장력과 흡사하다. 모든 글에는 주제를 향한 일정한 흐름이 있다. 또 주제를 구현하기 위해 일정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힘(구심력)이 존재한다.


4. 글을 쓰다 보면 일정한 방향이 나오는데 이를 글의 논리적 흐름이라고 말할 수 있다.



플롯(plot)을 영한사전에서 찾아보면 '구성, 줄거리'라고 나온다. 영영사전에서 찾아보면 'a series of events that form the story in a novel, movie, etc.'라고 나온다. '소설이나 영화 등의 이야기를 만드는 연이은 사건들'이라고 해석하면 될 것이다.


플롯(줄거리)을 '뼈대'에 비유하는 것이 완전히 잘못됐다고 보지는 않는다. 나는 고등학생 때 '서론-본론-결론'이라든지 '도입-전개-위기-절정-마무리'라든지 하는 큰 틀을 배웠다. 그리고 그 틀에 맞춰 중심 내용이나 사건을 쓰고 거기에 살을 붙이고 또 붙여서 글을 완성했다. '뼈대를 세우고 살을 붙이는 방식'은 분명 내게 도움이 됐다.


다만 플롯이 구심력이라는 말은 신선하게 와닿았다. 구심력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구체가 떠올랐다. 그리고 지구가 떠올랐다. 핵을 중심으로 뭉쳐있는 지구와 표면 아래 움직이는 맨틀. 그 위로 펼쳐진 산과 바다. 동물과 인간들.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


로널드 B. 토비아스라는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어쩌면 이런 것이었나 싶다. 뼈대에 살을 붙이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면 단순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 각 사건이 유기적으로 얽히고설키는 게 아니라 각 부분에서만 활용되고 버려질 수 있다는 것.


구체는 다르다. 구체 표면을 물로 채우고 어느 한 지점에 돌을 던져 파장을 일으키면, 그 파장은 사방으로 퍼진다. 그리고 그 파장이 돌고 돌아서 맨 처음 돌을 던진 그곳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이렇게 모든 사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것.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핵(주제)'이 있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이야기를 만들 때, 글을 쓸 때 구체를 떠올린다면 또 다른 시야가 열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든다.


(그런데 이걸 학생들한테 어떻게 설명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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