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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등원할 때마다 울어요

분리불안,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by 우리아이마음

“선생님, 우리 아이가 어린이집에 갈 때마다 울어요.”

“차에 내려서도 안 들어가려고 하고, 매일 아침이 전쟁이에요.”

이런 이야기를 상담실에서 참 자주 듣습니다.


생후 12개월부터 5세 전후까지, 아이가 등원할 때 울고 불안해하는 모습은 매우 흔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 순간만큼은 부모도 아이도 서로를 붙잡고 싶은 마음에 하루가 무겁게 시작되곤 하죠.


‘분리불안’은 단순한 떼쓰기일까요? 아니면 무언가 잘못된 걸까요?

오늘은 이 낯설고도 보편적인 감정, 아이의 분리불안에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지함께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분리불안은 ‘발달의 일부’입니다

우선 알아야 할 것은,

아이의 분리불안은 비정상이 아니라, 발달적으로 매우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점입니다.


영아기에는 주 양육자(엄마나 아빠)와의 애착 형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만큼 아이는 이 관계에 매우 민감하며, 안정감을 거기에서 얻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엄마와 떨어져 낯선 공간에 남겨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 순간—

아이에게는 이별, 두려움, 낯섦이 한꺼번에 밀려오게 됩니다.

이는 아이가 건강하게 애착을 형성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우는 모습만 보고 걱정하거나 죄책감을 느끼기보다는,

“아, 우리 아이가 지금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자라났구나.”라고 바라봐 주세요.



아이에게 ‘안전한 이별’을 알려주는 방법

그렇다면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요?

분리불안을 줄이기 위한 핵심은 ‘예측 가능한 이별’과 ‘신뢰할 수 있는 재회’입니다.


작별 인사는 짧고 명확하게

아이가 불안해한다고 해서 몰래 도망치듯 나오는 건 오히려 불신을 만듭니다.

“엄마는 잠깐 다녀올게. ○○이는 여기서 기다리는 거야. 오후에 꼭 데리러 올게.”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짧은 말로 분명한 작별을 해 주세요.


일관성 있는 루틴 만들기

매일 같은 시간, 같은 방식으로 등원하는 루틴은 아이에게 안정감을 줍니다.

“가방 들고, 신발 신고, 선생님께 안녕~ 인사하고” 같은 일상의 반복은 아이가 하루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감정을 받아주는 태도

“왜 또 울어?”, “이제 그만 좀 해!” 같은 말보다는

“엄마랑 떨어지는 게 많이 속상하지?”, “마음이 무서울 수 있어.”

아이의 감정을 대신 말해주는 방식으로 감정이 존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 주세요.



부모의 불안도 아이에게 전해집니다

아이의 눈물 앞에서 부모는 늘 흔들립니다.

“정말 얘가 너무 힘든 걸까?” “내가 너무 무리하게 보내는 건 아닐까?”

그런 마음이 들 때일수록, 부모는 자신의 감정을 먼저 들여다봐야 합니다.


아이에게는 부모의 표정, 목소리, 몸짓 하나하나가 신호입니다.

“엄마는 괜찮아, 너도 잘할 수 있어.”

이런 메시지를 담은 단단한 믿음과 태도가 아이에게 더 큰 안정감을 줍니다.


불안한 건, 부모도 아이도 같다는 걸 기억해 주세요.


하지만 불안을 이겨내는 법을 먼저 배운 쪽은 바로 어른이라는 것.

그 차이만큼, 아이를 이끌어 줄 수 있습니다.


시간을 믿어 주세요

대부분의 아이는 일정한 시간을 지나면 분리불안을 점차 극복하게 됩니다.

어떤 아이는 일주일, 어떤 아이는 한 달, 또 어떤 아이는 계절이 한 번 지나야 익숙해집니다.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그 시간 동안 아이가 이별을 견디고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을 기다려주세요.


서두르지 않고, 조급해하지 않고,

무엇보다 ‘오늘도 잘 보내줬구나’라고 아이를 칭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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