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식사 거부, 원인과 해결의 실마리

“입을 꼭 닫은 아이 앞에서, 마음까지 닫히지 않기를”

by 우리아이마음

밥상을 차린다.
색색의 반찬, 따끈한 밥, 아이가 좋아했던 그 국까지.
조심스럽게 불러본다. “밥 먹자.”
하지만 아이는 이마를 찌푸리고 돌아앉는다.
숟가락은커녕 시선조차 음식에 주지 않는다.
그 순간, 엄마의 마음은 복잡해진다.


‘왜 안 먹을까?’
‘내가 뭘 잘못했나?’
‘혹시 어디 아픈 걸까?’
아이는 조용하지만, 엄마의 속은 시끄럽다.


식사 거부, 그저 ‘편식’이 아닐 수도 있어요

많은 부모가 식사 거부를 단순한 ‘편식’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식사 거부는 몸의 신호, 혹은 감정의 표현, 또는 자율성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어떤 날은 입 안이 아파서 그럴 수 있고,
어떤 날은 어린 마음 속의 불안이 식욕을 덮었을 수도 있습니다.
또 어떤 날은 “먹고 싶지 않아”라는 자기 표현이자 자기 결정권의 작은 발현일 수 있죠.

그래서 무작정 “먹어야지”라며 밀어붙이는 건,
아이에게는 작은 전쟁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아이는 말보다 먼저 ‘식사’로 말합니다

아직 감정을 말로 풀어내지 못하는 아이는
음식으로, 식사 태도로, 표정으로 지금의 상태를 보여줍니다.

혹시 최근에 이런 변화가 있지 않았나요?


어린이집 등원이나 가족 간 갈등 등 스트레스 요인

아픈 기억(예: 억지로 먹었던 경험, 토했던 기억)

급작스러운 환경 변화 (이사, 형제자매 탄생 등)

부모의 과도한 기대와 압박


이 모든 것이 아이의 식사 거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즉, “밥을 안 먹는다”는 건 단지 ‘먹는 일’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부모의 반응이 ‘식탁’을 만든다

식사 거부가 반복되면, 부모는 점점 초조해지고
결국은 협박과 타협, 회유와 체념 사이를 오가게 됩니다.


“다 먹어야 디저트 줄 거야.”

“남기면 안 돼. 나쁜 습관이야.”

“먹기 싫으면 먹지 마.” (하지만 속은 타들어감)


이런 말들이 오가는 식탁은 먹는 공간이 아닌, 감정 전쟁터가 되어갑니다.
그러면 아이도, 부모도 식사 시간이 부담스러워지고 말죠.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먹이는 일”이 아니라, “기다리는 일”이 필요합니다


식사 시간은 즐겁고 예측 가능하게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아이가 음식을 거부하더라도 꾸짖지 않고,
일정 시간 후 자연스럽게 식사를 마무리하세요.
‘밥상은 위협이 아닌, 초대’임을 기억해 주세요.


‘얼마나 먹었는지’보다 ‘함께 먹었는지’에 집중하기
먹는 양에 집착하기보다는,
그 시간 동안 가족과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식사의 ‘사회성’을 배우고 있습니다.


자기 선택권을 주세요
“당근이랑 브로콜리 중 뭐 먹을래?”
작은 선택권이 생기면, 아이는 통제받는 대신 ‘참여’하게 됩니다.


식사 외 압박은 금지
“다 먹어야 키 커” 같은 말을 반복하면,
식사는 감정적으로 ‘억지로 하는 일’이 되어버립니다.


놀이로 연결해보세요
식재료를 함께 만지고,
장난감이 아닌 실제 식재료를 다뤄보는 ‘감각 경험’은
아이의 식욕과 흥미를 자연스럽게 끌어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엄마의 시선’

아이의 식사 거부는 부모를 시험합니다.
기다릴 수 있는지, 믿어줄 수 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으로 지켜볼 수 있는지.

아이도 자신이 다르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의 눈빛 하나, 말 한 마디에 상처받고,
작은 미소에도 마음을 열기도 하죠.

어떤 엄마는 말합니다.
“이 아이가 밥을 안 먹는 걸 보면, 나도 부정당하는 기분이에요.”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의 식욕은 엄마의 사랑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그저 지금 자신의 방식으로 세상과 마주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오늘은 그냥 옆에 앉아 주세요

숟가락을 들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말없이 국물만 떠보아도 괜찮습니다.
식탁에서 울어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식탁에 함께 앉아 있어주는 부모가 있다면,
아이의 마음은 결국 다시 ‘먹고 싶은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먹는 것은 생존의 본능이기도 하지만, 사랑의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조금 멀어졌던 마음이 다시 밥상 위에서 만날 날을 기다리며,
우리는 오늘도 아이 곁에 앉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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