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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녀 육아, 아이마다 다른 방식으로 사랑하기

한 그릇에 담긴 사랑도, 담기는 모양은 다를 수밖에 없더라고요.

by 우리아이마음

첫째는 말이 느리고 조용한 아이였습니다.

둘째는 에너지가 넘치고 감정 표현이 강한 아이였고요.

막내는 둘 사이에서 늘 누군가를 살피는 아이였습니다.


엄마가 된 이후,

저는 ‘공평한 사랑’이란 걸 늘 고민했어요.

특히 아이가 셋이 되니,

사랑의 양을 맞춰주는 것만으로는 어딘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왜 동생만 안아줘?”

어느 날, 첫째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

그날은 둘째가 감정이 격해져 크게 울고 있었고,

저는 당연히 먼저 둘째를 품에 안았던 날이었죠.

그런데 그걸 가만히 보고 있던 첫째가 조용히 말한 겁니다.


“엄마는 동생만 좋아해.”

그 말에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사랑을 주었지만, 제대로 ‘닿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사랑은 ‘복사’가 아니라 ‘맞춤’이더라고요

우리는 종종 사랑을

‘동일하게 나눠주는 것’으로 착각합니다.


하지만 아이는 모두 다르고,

필요로 하는 사랑의 방식도 전혀 다릅니다.

첫째는 말이 느리지만 눈빛에 반응합니다.

함께 눈을 맞추며 조용히 앉아 있는 시간이 사랑이에요.


둘째는 말로 칭찬해주면 눈이 반짝입니다.

“이렇게 열심히 했어? 정말 멋지다”라는 말이 하루를 바꿔요.


막내는 스킨십을 제일 원합니다.

머리를 쓰다듬고, 손을 잡고 같이 앉아 있는 것.

그게 가장 큰 위로입니다.


아이마다 사랑의 언어가 다르다는 걸

뒤늦게야 알게 되었습니다.


같은 밥, 다른 그릇에 담아야 할 때가 있어요

같은 반찬, 같은 국을 퍼주어도

첫째는 국물부터 먹고,

둘째는 밥에 비벼야 맛있다고 하고,

막내는 야채를 골라내며 먹습니다.


사랑도 마찬가지더라고요.

같은 마음이지만, 아이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게 담아줘야 해요.


첫째에겐 차분한 시간.

둘째에겐 인정의 말.

막내에겐 따뜻한 손길.


세 아이가 각자 “나는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저는 오늘도 조심스럽게 다르게 다가갑니다.


마무리하며

다자녀 육아는 종종

공평하지 못한 자신을 발견하게 합니다.

그럴 때마다

‘동일한 행동’이 아니라 ‘적절한 사랑’을 주고 있나

스스로에게 묻곤 합니다.

아이마다의 마음을 하나씩 이해해가는 이 시간이

결국, 아이에게도, 저에게도

더 넓고 깊은 사랑의 경험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사랑은 같을 수 없어요.

하지만 다르게 준 사랑이

아이 마음에 더 깊이 스며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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