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온천 마을의 여름

첫 여행에서 마을 풍경과 사람들에게 받은 인상

by 온천라떼

처음 발을 디딘 일본의 온천 마을은, 마치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다른 세상 같았습니다. 여름 햇빛이 부드럽게 내리쬐는 좁은 골목에는 오래된 목조 건물들이 늘어서 있었고, 창문 사이로는 김이 피어오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김은 마을의 심장처럼 느리게 퍼져 나와, 마치 ‘이곳에서는 서두를 필요 없다’고 속삭이는 듯했습니다.


작은 강을 따라 걷다 보니, 물 위로 반짝이는 햇살과 함께 유카타 차림의 사람들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노인들은 다정하게 인사를 건넸고, 아이들은 강가에서 물수제비를 뜨며 깔깔 웃고 있었습니다. 관광지에서 흔히 느껴지는 소란스러움 대신, 마을에는 잔잔하고 따뜻한 공기가 감돌았습니다.


온천 수증기가 스치는 골목 끝에는 작은 찻집이 있었는데, 주인 할머니는 제가 서툰 일본어로 주문을 하자 환하게 웃으며 맞아주셨습니다. 그 미소 하나만으로도 이곳의 여름이 제게는 특별한 계절이 되었습니다.


그날 마을을 걸으며 느낀 건, 이곳 사람들과 풍경이 함께 만들어내는 ‘속도의 여유’였습니다. 처음 만난 온천 마을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지친 마음을 풀어주는 온기 그 자체였습니다. 그 여름의 공기와 웃음소리는 지금도 제 기억 속에서 천천히, 그리고 오래도록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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