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남아 있는 친구들이 물어본

“거기서 잘 살고 있니?”

by 온천라떼

가끔 서울에 남아 있는 친구들에게서 메시지가 옵니다. “거기서 잘 살고 있니?” 짧고 단순한 질문이지만, 그 안에는 여러 감정이 섞여 있습니다. 부러움, 호기심, 그리고 조금은 걱정.


처음엔 대답이 쉽지 않았습니다. “잘 지낸다”라고 말하기엔 낯선 환경 속에서 매일 부딪히는 일들이 있었고, “힘들다”라고 말하기엔 이곳에서 얻는 만족이 분명히 있었으니까요. 결국 저는 늘 같은 대답을 했습니다. “응, 여기서는 시간이 조금 다르게 흘러가.”


친구들은 종종 제 하루를 궁금해합니다. 아침에 빵을 굽고, 온천 김이 스며드는 창가에서 커피를 내리고, 오후에는 여행객과 짧은 대화를 나누는 일상. 그 이야기를 들으면 친구들은 “너답다”라며 웃습니다. 하지만 곧 이어 “나는 못 할 것 같아”라는 말도 덧붙입니다.


서울에 남아 있는 친구들에게 제 삶은 아마 현실이라기보다는 잠시 꿈꾸는 장면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빽빽한 회의와 야근 속에서, 이런 삶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으니까요. 그러나 제게 이곳의 하루는 더 이상 낭만이 아니라, 매일의 노동과 책임 속에서 얻는 작은 확신입니다.


“거기서 잘 살고 있니?”라는 질문은 이제 제게 하나의 거울 같은 문장이 되었습니다. 그 물음을 들을 때마다 저는 제 삶을 다시 점검합니다. 그리고 대답은 언제나 같아집니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분명히 잘 살고 있다고.


서울을 떠난 삶이 정답은 아니지만, 저에게는 필요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서의 하루가 제게는 충분히 충실합니다. 친구들의 질문은 그래서 늘 감사한 확인이 됩니다. 그 물음을 통해, 저는 여전히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응, 잘 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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