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 마을의 가을은 단풍으로 물듭니다. 언덕길을 따라 붉고 노랗게 번져가는 나무들 사이로 바람이 불면, 잎사귀가 흩날리며 작은 길을 가득 덮습니다. 그 길을 따라 걸어온 손님들은 카페 문을 열기 전부터 이미 가을 속에 흠뻑 젖어 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손님들의 어깨와 머리카락 위에는 아직도 단풍잎 몇 장이 남아 있곤 합니다. “길이 너무 예뻐서 천천히 걸어왔어요.”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 앉는 그들의 얼굴에는 산책의 여유와 가을의 기운이 묻어 있습니다.
커피를 내리는 동안 손님들은 창문 너머로 보이는 단풍을 한참 바라봅니다. 온천 김 사이로 물든 나무들이 흐릿하게 비치면, 마치 그림 속 풍경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계절의 색이 그대로 카페 안으로 스며드는 순간, 손님들은 커피 한 잔에 그 풍경을 함께 마시는 듯합니다.
서울에서라면 바쁜 걸음으로 그냥 지나쳤을 단풍길이, 이곳에서는 가게를 찾는 길이 됩니다. 천천히 걷는 발걸음, 잠시 멈춰 바라보는 눈길이 카페 안까지 이어져, 대화도, 시간도 한결 느려집니다.
가을 단풍길을 지나 들어온 손님들을 바라볼 때마다 저는 깨닫습니다. 이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공간이 아니라, 계절의 풍경이 잠시 머무는 장소라는 것을. 단풍길이 손님들을 데려오고, 그 길의 여운이 이곳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