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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꼴딱 넘어가기 직전

일 년 열두 달 골고루 바쁘면 좋겠구만...

by 이유 임민아

마을기본법 제정을 10년 넘게 주장해 온 전대욱 박사님 인터뷰 영상을 만들기로 했다. 기본법이 왜 필요한지, 주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묻고 듣는 콘텐츠를 구상 중이다. 형식보다 본질이 중요하다. 질문은 뾰족하게, 설명은 친절하게.



요즘 파주로 워크숍이나 연수를 오고 싶다는 연락이 잦다. 제한된 예산 안에서 지역을 잘 아는 사람이 코스를 직접 짜고 운영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해 달라는 요청이 온다. 출판도시, 헤이리마을, 파주 북부의 마을까지, 체험과 이야기가 풍부한 장소들을 천천히 엮어가고 있다.

6월에는 스무 명이 넘는 단체 여행을 다섯 차례나 안내해야 한다. 일손이 필요했는데, 아파트 주민들이 흔쾌히 도와주겠다고 했다. “도와줘”라는 말을 잘 못 하는데, 가끔 너무 힘들 땐 우는 소리도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정 밖 청소년을 돕는 쉼터와 함께 준비하는 플리마켓에 예상보다 많은 이들이 도움을 주겠다고 나서주었다. 사람들은 누군가를 돕고 싶어 한다. 다만 기회가 없었을 뿐.



삶표연탄 공사는 이틀 미뤄졌다. 덕분에 주말 동안 책상에 앉아 일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공사현장 기록하겠다고 쫓기듯 일처리를 했는데, 마음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됐다.



대선이 끝난 뒤 한꺼번에 진행될 각종 보조금 사업, 강의, 컨설팅, 심사 요청 전화가 하루에도 몇 통씩 온다. 고맙지만 6월 일정은 이미 다 찼다. 더는 손댈 수 없어 죄송하단 말을 반복하게 된다.



미용실에서 새치 염색을 하는 동안에도 전화벨이 끊이지 않는다. 일 년 열두 달 골고루 바쁘면 좋겠지만, 매년 한꺼번에 몰아친다.

숨이 꼴딱 넘어가기 직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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