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몹시 불편하다.
이유를 잘 알고 있다. 그와의 대화가 자꾸 마음에 걸린다.
마주보고 있던 그 자리에서 내 얼굴색이 변하는 걸 느꼈다. 아무렇지 않은 척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다음 만남을 기약했지만, 지키고 싶지 않다. 표정을 숨길 자신이 없다.
이번 참사를 바라보는 일부 주변인들의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 담을 쌓게 만든다.
안산온마음센터에서 '시민 애도지원 특별 온라인 웨비나'를 준비해주셨다.
아래 글을 낭독해주실 때 눈물이 흘렀다.
우리가 감히 누굴 위로할 수 있을까.
차라리 입을 닫자.
<제발(Please)>
내게 그 일을 극복했는지 묻지 말아 주세요.
결코 극복하지 못할 테니까요.
내게 그 애가 더 나은 곳에 있다고 말하지 말아 주세요.
그 애는 나와 함께 없으니까요.
그 애가 적어도 고통 받지는 않을 거라고 말하지 말아 주세요.
그 애가 왜 고통을 받았는지를 받아들이지 않을 테니까요.
내가 어떻게 느낄지를 안다고 말하지 말아 주세요.
당신도 아이를 잃었다면 모를까요.
내가 회복되길 빈다고 말하지 말아 주세요.
상실의 슬픔은 완치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적어도 내가 여러 해 동안 그 애와 함께 했다고 말하지 말아 주세요.
당신은, 아이가 몇 살에 죽어야 한다는 건가요?
신은 우리가 견딜 만큼의 시련을 준다고 말하지 말아 주세요.
그저 맘이 아프다고 말해 주세요.
그저 내 아이를 기억한다고만 말해 주세요. 그럴 수 있다면.
그저 내 아이에 대한 제 얘기를 들어 주세요.
그저 내 아이의 이름을 말해 주세요.
지금은 제발, 그저 울게 내버려 두세요.
- by 리타 모란(Rita Mo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