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이 그리워질 때

수능이 다가올 때마다

by 정긍정

대학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다. 너무 간절해서 종교도 없는 나는 밤마다 내가 가진 모든 것과 미래를 걸고 대학만 합격하게 해달라고 매일 기도했다. 이를테면, '대학 이후의 삶은 어찌 돼도 좋으니 합격만 시켜주세요'라든가 '수능날까지 지각을 한 번도 하지 않으면 제 기도를 들어주세요'라든가.. 무작정 대학 합격을 바라는 건 파렴치한 것 같아 늘 조건부 합격으로 기도했다. 그런데 정말 내 기도를 들어주시기라도 한 듯 대학에 합격했다. 대학시절을 만끽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 삶에서 없었다고 한다면 아쉬웠을 시절이다.


그러다 문득 지금의 나를 마주한다. 유독 잠이 오지 않는 새벽,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꼭 지금 같은 때. 그때 내 모든 것을 걸고 고작 대학 합격을 위해 기도했다는 것이 아깝게 느껴진다. 내 생애 딱 한번 주어지는 기회를 그때 써버린 느낌. 지금은 전공과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지만, 지금 이 일이 나의 적성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땐, 내가 뭐랑 안 맞는지만 그렇게 깨달아졌는데. 그러면서도 무언가 간절히 바랬던 게 있었던 그때가 그리워진다. 이렇게 어제 같은 오늘을 살고 또 내일도 오늘 같을 거라는 확신이 드는 밤이면 더 그렇다.


지금 보면 별거 아닌 일이 그땐 내 세상의 전부였는데, 그때는 그게 뭐라고 너무 간절해서 그랬을까. 그럼에도 그때가 그리워지는 건 지금 난 꿈 없이 살고 있기 때문일까. 의욕이 한없이 바닥을 찍는 시간이면 항상 20살의 내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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