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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초이 Dec 25. 2019

아티스트에 의한 작품? 제품!

제프 쿤스 : 루이비통, 알레산드로 멘디니 : 한스킨

예술은 우리 곁에 무한대로 한 없이 다가와있습니다. 하지만 예술의 작품은 속을 쉽게 내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작가의 의도를 알게 된 후에야 고개를 주억이기도 합니다. 요즘엔 아는 게 더 괴로운 것 같은 세상에서 매시각 새로운 창조, 예술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우리 일상에서 점점 거리가 멀어져만 갑니다. 예술의 정의가 모호하다고 생각들 때 즈음 더욱 애매하게 느껴지는 건 다양한 장르의 세분화의 영향도 있다고 봅니다. 나는 디자인이 모든 경계를 허물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기업과 디자이너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신제품을 선보이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 제품 또한 예술이면 예술, 디자인이면 디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는 예술과 미술의 진입장벽을 조금이나마 더 낮춰줄 수 있는 좋은 사례라 생각합니다. 2017년, 루이비통에서 제프 쿤스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제프 쿤스 명화 콜라보레이션 컬렉션 / 루이비통


번외로 제프 쿤스는 여러 논란과 센세이션을 끌었는데요.

<미술 출장> 저자이자 기자인 곽아람은 제프 쿤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13년 기자 생활을 통틀어 가장 불편한 인터뷰로 기억된"다고 했습니다. 누군가 그녀를 이렇게 말했죠. "이런 이야기까지 책에 싣다니 정말 용감하다."라고요. 제프 쿤스는 표절논란 및 직원을 하룻밤만에 15명 해고한 사실(ⓐ)도 있어 인성은 어떨지 몰라도 앤디 워홀 이후 가장 성공한 아티스트라 칭합니다. 키치의 제왕인 그는 작품성보다는 작품 가격에 대해 더 많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는데요. 그는 평론가의 냉대와 대중의 환대라는 모순적 상황 속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가장 유명하면서도 가장 논란이 많은 스타 아티스트입니다. 미국의 유명 평론가 제리 살츠가 한 말이 있습니다. "제프 쿤스가 예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작가면, 나는 루마니아의 마리아 공주다."라고요(ⓑ). 이런 비평에도 불구하고 제프 쿤스는 언제나 상업적으로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2012년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작품 <튤립>이 3,368만 달러(한화 약 353억 원)에 낙찰(ⓒ)되면서 제프 쿤스는 작품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그는 투자에 있어 진취적이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면서도 보존에 있어서는 매우 보수적인 부자의 마음을 귀신같이 읽어냈습니다. 팝아트, 개념미술과도 연관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제프 쿤스가 예술 작품을 완벽한 상품으로 만들어냈다는 점입니다.



루이비통은 예술 작품을 완벽한 상품으로 만들어낼 줄 아는 제프 쿤스를 섭외해 가방 디자인을 의뢰합니다. 루이비통의 로고가 박혀있고 가죽의 면은 중세시대 그림이 할애합니다. 마무리로 제프 쿤스의 아이코닉한 강아지 키링을 걸었습니다. 이 완벽한 예술이 상품으로 탄생한 홍보 영상은 매력적인 음악으로 대중에게 다가왔습니다. 음악, 미술, 예술, 디자인 영역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만 같아 흥미로웠습니다.


알레산드로 멘디니 콜라보레이션 / 한스킨


2016년, 한스킨에서 브랜드 15주년을 기념하여 알레산드로 멘디니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적도 있습니다. 색채 배합의 마술사로 불리는 알레산드로 멘디니와 함의 디자인으로 한정판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기존 의자를 다시 만들어(Re-Design) 가치의 전복을 꾀했던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2015년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 전시관에서 개최했던 전시에서 미니어처 주방도구로 회전목마를 만드는 동시에 3m 크기의 의자를 공원에 놓아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만화가나 화가가 되고 싶어 했던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상품을 디자인했습니다. 그의 작품 곳곳에서 동심을 느낄 수 있는데요. 눈과 마음을 크게 열고 보며 어린이 눈으로 본 세상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예술, 별 거 있어?"라는 듯이 흰 소파에 줄만 그어서 작품이랍시고 내놓은 그에게 기능 주의자들의 비판은 쏟아졌습니다.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디자인으로 쓴 시>라는 표현은 '상품'이나 '산업'으로서의 디자인이 아닌 인간의 정서, 동심 등의 감정을 중요시한 그만의 작품 세계를 드러냅니다. 그는 한스킨과 협업 당시 내한한 적이 있는데 당시 화장품 디자인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성들은 화장을 통해 자기 얼굴에 자화상을 그린다. 화장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방법이자 감성적이고 예술적인 면도 있어 화장품 디자인은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아티스트들이 예술 세계에서만 살 필요는 없다. 아티스트와 기업이 협력하는 것은 이 시대의 새로운 트렌드이자 또 다른 에너지를 부여한다(ⓓ).    

  

“기능이 아니라 이미지를 기반으로 디자인하라” 벨 디자인(Bel design)은 ‘아름다운 이미지’라는 뜻입니다. 기능주의 디자인을 비판하면서 알레산드로 멘디니를 비롯한 이탈리아 산업 디자이너들은 인간의 정서를 중요시하는 디자인을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이와 같은 개념이 바로 벨 디자인입니다.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눈, 코, 입이 있는 작품을 선보이면서 제품에 실존하는 사람의 이름을 붙이곤 했습니다. 디자인에 인격을 부여해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 그가 바로 표현하고 보여주고자 했던 디자인의 감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ANNA G 와인 오프너는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전 부인인 '안나'의 이름을 따 그녀가 발레 하는 모습, 기지개를 켜는 모습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합니다. 제작 당시 기자들을 위한 선물용으로 제작되었으나 인기를 끌게 되자 상품화되었는데요. 모티브는 곧 의미와 연관이 됩니다.


<안나>, 1994 / 알레산드로 멘디니


춤을 추면서 병으로부터 와인을 해방시켰다(ⓔ).


제품 속에서 얼마나 감성 넘치는 의미일까요. 우리는 이렇게, 일상에서 접하는 제품 속에서조차 디자인과 예술에 맞닿고 있습니다. 감성을 가지고 사물을 바라보면 일상생활에도 이렇게 많은 예술과 디자인이 존재했구나라고 한 번쯤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출처 | 자신의 회사 야간 근무자들이 노조를 결성하려 했고, 해고된 주간 근무자가 이들과 친하게 지냈기 때문. 이것이 사실이라면 제프 쿤스는 미국의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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