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 아래 추위
애쓴다. 애 참 많이도 썼다.
그저 영화만 볼 줄 알았던 내가 시나리오 쓴다고 이리 낑낑거리니 말이다.
영화 촬영현장과 거리를 두고 시나리오를 쓴다고 골방을 찾아다니며 짱 박혔던 시기가 잠깐 있었다.
글을 잘 쓰려면 방문을 걸어 잠그고 쓴다고, 방에서 나오지도 않는다고.
그래서 지방에 달방을 얻어 글을 쓰러 다니는 것도 모자라 펜션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펜션지기를 하면서 아예 몇 개월이고 눌러앉아 사는 식이었다.
그 기간을 거치면서도 나는 제대로 시나리오를 쓰지 못했다.
그럴밖에 나는 영상을 좋아하는 사람이지 글을 쓰는 것도 심지어 읽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말이다. 눈을 감으면 이미지가, 영상이 자동 재생되는 사람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것이 정녕 이유의 전부 일리가 없다.
진짜 이유는 그곳은 사람이 없다. 밤이 되면 어둡고 길에는 사람이 다니지 않는 그런 적막한 곳이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보면 공기 좋고 경치 좋고 더없이 조용하니 글쓰기 좋은 곳이라 말할 것이다. 나도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경험하고 나니 그곳은 나에게 독이었다. 외로움, 그리움이란 독을 내뿜는 공간이었다.
나는 작가들의 방식. 글을 업으로 하는 이들의 방식과는 맞지 않았다. 심지어 흉내도 내면 안 되는 것을 깨우쳤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
다행히 나의 방식을 찾게 되었는데,
그것은 도시에서 작업할 것. 네온사인이 반짝이고 북적북적 사람이 많은 곳. 시끄러운 곳. 이런 곳이 오히려 나에게는 글쓰기에 적합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맞다. 내가 작업실 겸해서 가게를 내게 된 계기가 그러했다.
가게를 내기 전에 아는 누나가 하는 카페에서 알바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그곳이 나에게는 작업하기 가장 적합한 곳이었다. 그 누나가 카페를 전처럼 방만하게 경영했으면 아마 지금도 그 카페에서 커피를 내리며 틈틈이 시나리오를 끄적였을 것이다.
이제 내 시나리오도 사람으로 북적였으면 좋겠다.
사람 때문에 늘 치이고 질리고 상처 나고는 하지만,
사람이 답이다.
가장 어려운 질문의 답,
언제나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