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비키친anime cook Oct 24. 2019

당신과 나의 이야기

80년생의 눈으로 본 영화 82년생 김지영

사실 나는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읽었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될까에 대한 긴장감은 없었다. 소설이 김지영의 일대기를 쭉 기록해 놓았었다면 영화는 김지영이 앓고 있는 병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다. 영화는 김지영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지금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김지영 주변의 인물들은 김지영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주인공 김지영이 왜 이런 병을 얻게 되었는지 설명하고 있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영화는 김지영과 그 주변 인물들의 감정을 아주 잘 담아냈는데 정유미 님과 공유님, 김미경 님을 비롯한 여러 배우님들의 연기는 때론 탄식을 때론 눈물을 대론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했고 훌륭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나 오늘 이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에도 내가 느끼는 감정은 한 가지였다.


"모두가 알았지만 아무도 몰랐던
당신과 나의 이야기"
라는 부제가 이토록 사무칠 수가 있을까?


다분히 차별적이고 폭력적이었던 어린 시절을 지나 두 아이의 엄마가 된 현재까지 김지영의 이야기에 공감 못 할 부분이 한 부분도 없었다. 오히려 영화 속 이야기보다 현실이 더 지독할 때가 많았다고 느껴질 때가 많았다.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 나와 너무 비슷한 삶을 사는 김지영을 보고 나만 이렇게 사는 것이 아니고 다들 이렇게 살고 있구나 하고 한편으론 위로도 받았던 것 같다.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관 안을 채웠던 탄식과 눈물은 이것이 나만 겪은 일이 아니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누군가는 말한다. 우리 어머니 세대의 고생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편하게 살면서 무슨 팔자 좋은 소리를 하는 거냐고. 그 말이 맞다. 나는 우리 어머니들보다 비교적 편하게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전보다 나아지고 진보하고 있다. 모든 면에서 전보다는 확실이 나아졌고 실제로 좋아지고 있다. 세상은 이렇게나 빠르게 변하는데, 그리고 그것이 모두 마땅하다고 여기고 있는데 왜 여성이 더 나은 삶을 바라는 것이 이렇게 논란거리가 되는지, 이것이 왜 이렇게 이기적인 욕심으로 여겨지는지 난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내가 겪어보지 않은 일이라고 해서 그 일이 없는 일은 아니며 내가 겪지 않았지만 아픔을 호소하는 소리에 극 중 정대현처럼 "나는 몰랐어 네가 이렇게 힘들었는지.."라는 말이라도 건네는 게 마땅한 일이 아닐까?


극 중 김지영의 어머니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김지영을 향해 이런 내용의 말을 한다.


"지영아 더 나대. 더 나대면서 살아."


더 나은 삶을 위해 싸우시는 분들에게도 지영의 엄마처럼 똑같이 말해주고 싶다.

나대세요! 더 나대면서 사세요!!

https://youtu.be/0d9Ad1TRE5o




매거진의 이전글 한 여자의 슬픈 내면을 그려낸 영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