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우주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사랑의 영속성
17살, 처음 인터스텔라가 나온다 했을 때는 우주가 어떻고, 차원이 어떻고 하는 얘기가 더욱 흥미를 끌었다.
또, 이전 인셉션이나 메멘토를 재밌게 봤던 나에게 놀란 감독의 우주영화란 말은 우주의 다이나믹함을 보여주리라는 기대감을 심어줬다.
그래서인지 그 시절의 나는 이 영화가 웅장한 음악에 비해 밋밋한 전개로 느껴졌나 보다. 영화를 보던 중간 잠들기도 하고, 전반적으로 흥미롭다는 인상을 받긴 했으나 ‘그래서 무슨 말인데?’가 주된 생각이었으니.
그렇게 10년이 지나, 재개봉 소식을 듣고 새로이 인터스텔라를 예매했다. 그 사이에는 이것이 가족의 사랑을 그린 영화고, 부성애를 생각하며 ost를 만들었다는 뒷배경을 듣는 등 영화와 관련한 많은 스토리를 알게 됐다.
영화의 핵심적 주제를 이해하고 보게 된 영화는 사뭇 다르게 다가왔다. 이전에는 상대성이론에 의해 나이가 달라지는 아빠와 아들의 모습이 그저 신기하게 보였다면, 대의라는 명분 아래 사랑하는 자식들을 두고 온 아비의 회한이 담긴 눈물이 너무도 저리게 다가왔다.
이후 다소 스펙타클하다 얘기할 수 있는 도킹 장면, 만 박사 행성에서의 활극 등도 돌아가야만 하는 자의 처절한 몸부림으로 보였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를 이곳에 이끌었다는, 사랑의 힘으로 머피에게 방정식의 답을 알려주는 쿠퍼의 모습 또한 감명 깊었다.
단순히 사전정보가 는 것만이 이 영화에 대한 나의 모든 감상에 영향을 미친 건 아닐 것이다. 끝을 모르는 광활한 우주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사랑의 영속성. 그 고귀함에 대한 깨달음이 이전과 지금의 감상을 가르는 지점이 아닐까 싶다.
어떤 사랑의 모습이건 그것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존재한다. 우리의 마음속에도 그런 사랑이 깃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