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테 2

by 고운 저녁


나이테 2


수령이 오래된 나무일수록

거칠고 단단한 껍질을 두른다

철갑 속 묘연한 속내

삶의 이력을 몸에 새기며

속을 키워 밖으로 밀어 올리듯

한 줄 두 줄

나이테로 말한다


칠갑 속 묘령의 사람들

몇 가지 규격에 맞춰

동맥경화 구간의 거리에서

저마다 펼치는

쇼 퍼레이드

껍질을 치장해

삶의 이력을

가격표로 도배한다


스치며 서로의 가격을

빠르게 스캔하는

경이로운 기술


세상이 그런데,

그럴 수 있지

그러나 사람도

몸과 마음을 키워 세우며

나이를 먹는다

진가는 속 깊숙이 감추어

쉽게 읽히지 않을 뿐



*「나이테」를 수정하다 보니 조금 다른 시가 되어 「나이테 2」로 새롭게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