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내가 소고기가 먹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나름 그 마음을 헤아려서 나 신경 쓰지 말고 소고기를 먹고 오라고 답을 해줬다.
그러나 아내는 내 말에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며, 한 동안 대화를 거부한 적이 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아내에게 아이들과 함께 가서 맛있게 먹으라고 말한 것뿐인데. 왜 화가 난 것일까?
혹시나 아내가 나를 빼고 먹는 것이 마음에 쓰일 까 봐서 배려의 말을 하나 덧붙였다. “난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말고 먹고 와.”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아내 혼자 울면서 소고기를 먹었다고 한다. 아내는 저혈압에 빈혈이 있었고, 빈혈 때문에 고기를 먹고자 했던 것인데. 본인이 남편이 없는 것도 아니고 주변에서 불쌍하게 쳐다보는 시선을 느끼며 먹는데 울컥했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순간에는 미안함보다는 내가 그렇게 괜찮다고 배려도 했는데, 혼자 먹을 수도 있지라는 생각을 먼저 했다.
그리고 일주일 전에도 가족 식사로 소고기를 먹었기 때문에 소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내 입장에서는 며칠 사이에 소고기를 또 먹기 싫었던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아내의 깊은 마음을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했다. 말로써 배려했다고 하지만, 내 마음과 생각이 우선 이었다.
만일 이런 상황에 놓였다면? 당신은?
현재 종영된 대국민 토크쇼 KBS '안녕하세요'
지금은 종영되었지만. 대국민 고민상담 토크쇼 KBS '안녕하세요'라는 프로그램의 사연을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고민 신청자는 아내였고, 고민의 유발자? 는 남편.
남편은 아내가 하는 모든 일에 트집 잡기를 밥 먹듯 하고 아내의 부모가 충청도라는 이유로 게으르다는 식의 비하까지 서슴지 않고 하던 사람이다. 심지어 남편은 방송 중 우는 아내의 모습이 진심인지 모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방송 진행되는 동안 게스트 진행자뿐만 아니라 객석 모두 남편의 모습에 화를 숨기지 못했다.
고민 유발자인 남편의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그 남편은 아내의 마음도 제대로 모르고 자신의 투정과 본인 마음 챙김이 먼저였다는 것이다.
혹시나 아내가 잘못한 게 있었던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는가?
앞서 언급한 소고기 사건은 시간이 지나서 해결이 된 이야기지만, 우리 부부는 2년 전 만해도 일상에서 많은 대화가 없었다.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는 맞벌이 부부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살다 보니 얼굴 마주 보고 깊은 대화를 하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아시는 분 소개로 부부학교를 참여한 적이 있다.
교육 과정에서 우리 부부의 치부를 꺼낸다는 것 자체가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교육 회차를 거듭하면서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다. 교육 과정을 통해 우리 부부의 몇 가지 문제점을 알게 되었다. 우선, 대화가 부족했다는 것과 아내를 먼저 공감하기보다는 내 마음이 우선 이었다는 것이다.
상대를 먼저 공감하지도 못하면서 아내의 위로만을 먼저 받고자 했던 것이다. 아내가 나의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지 않거나 호응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아내가 나를 무시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내 의견이 수용되지 않아 다툼이 생기면 아무 말 없이 집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서 방황하곤 했다.
내 이야기와 마음만 이해해 달라고 했을 뿐, 상대의 마음을 먼저 헤아릴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저혈압으로 힘들어서 소고기가 먹고 싶은 아내의 마음도 모르고 소고기가 먹기 싫었던 내 마음을 이해해 달라고 애처럼 떼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