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타임, 나를 위한 시간 내기

의"식"주 일상실험

by 문성 Moon song Kim


1. 커피 한 잔

보통 하루에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진하고 부드러운 커피를 좋아한다. 에스프레소 기계로 뽑은 것이면 충분하다. 크레마가 풍부하면 더욱 좋다. 대부분은 에스프레소에 가까운 아메리카노를 시키지만 빈 속이라면 진한 에스프레소와 쫀득함이 느껴지는 스팀밀크로 만든 카페라테를, 아주 간혹 미친 듯이 단 게 땡길 때 에스프레소 바리에이션 메뉴로 모험을 한다.

커피콩을 볶을 때, 신선한 커피콩을 갈 때 나는 고소한 커피 향. 혀에 감기는 갓 내린 커피의 맛을 사랑한다. 곧이어 몸을 깨우는 카페인의 자극마저도 좋다. 보통은 하루 한 잔이라는 나름의 규칙을 지키지만 맛있는 커피 앞에선 이 진한 걸 마시면 새벽 세네시까지 잠을 못 자겠지 뻔히 예상하면서도 그 유혹에 견디지 못하고 굴복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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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카페에서 보내는 혼자만의 시간

나에게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커피를 마시며 보내는 시간과 공간을 포함하는 무엇이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에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가다듬기 위한 시간이다.

카페의 커피를 마시는 게 된장녀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때도 있었지만, 맛있는 커피와 차분한 음악 그리고 따스한 공간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평균 삼천 원의 값어치로 충분하고 때로는 그 이상을 하기도 한다. 맛있는 커피와 아늑한 카페가 주는 힘은 생각보다 크다. 기분 좋게 하루를 열게 해 주고. 집중해서 계획을 세우게 해 주고. 복잡한 마음을 다독여주기에. 나는 카페에 간다.

되도록 오전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카페를 좋아한다. 커피를 맛있게 내리는 곳, 로스팅을 직접 하는 곳이나 신선한 원두를 취급하는 곳을 선호하지만 -누군들 아니겠는가- 그렇다고 커피맛에 소름 끼치게 까다로운 건 아니다. 요즘엔 이미 대부분의 카페가 좋은 에스프레소 기계에 좋은 원두를 갖추고 있기에 어딜 가도 평균 이상의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재미있는 건 경험상 좋은 커피를 만드는 곳은 머물기에도 좋은 카페인 경우가 많다. 주인장 역시 커피를 마시며 갖는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이해해준다. 때로는 혼자 있는 것보다 함께 있는 게 좋다면 반기며 주문을 하며 소소한 수다를 떨 수 있는 사이가 되기도 한다. 요즘 그렇게 수다를 떨게 된 카페는 집에서 오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는 사이(4 comma 2)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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