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작업과 장판 깔기

의식"주"일상실험

by 문성 moon song

비가 내리기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는지 가물가물해질 지경으로 장마는 길어졌고 건조하지 못한 상태라도 작업은 이어가야했다. 이사날짜를 계속해서 미룰 수는 없었기에. 수전을 완전히 마무리짓지 못한 찜찜한 상태에서 장판을 깔기로 했지만 역시나 걸리는 점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오래된 집이라 바닥이 고르지 못했고 비가 오기 시작하면서 습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뉴스에서는 역대기록을 갈아치운 최장의 장마라며 예외적인 날씨를 이야기했지만, 앞으로도 이런 날씨가 다시 오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었기에 습기에 대한 대비 없이 눈감고 장판을 깔 수는 없었다. 결국 습기대비를 어떻게 할 것인가, 작업의 방식을 알아보고 금액도 알아보았지만 지층의 한계를 넘어서는 가격대비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는 없었다. 효과가 뛰어난 방수제로 한번 더 덮고 사는 동안 환기와 온도 조절로 습기를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고는 이 작업이 과연 끝나기는 할까 의문이 들었다. 결국 내가 살 집을 만들고 관리한다는 건 번잡스러운 나의 일상을 관리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구나 싶었다.

장판을 제거하지 않고 모서리를 잘라내 그대로 활용하기로 했지만 그 전에 청소 그리고 장판을 들어내고 방수제작업부터. 다음으로 면적을 계산해서 장판을 주문하고 택배로 받은 장판과 장판접착제로 바닥을 다시 깔았다. 깔아나가면서 모서리 마감과 장판의 이음부 부분을 칼로 재단. 서툰 아마추어의 솜씨가 드러나는 부분들은 어쩔 수 없었지만 그래도 울퉁불퉁한 바닥면과 매끄럽지못한 모서리에도 이만하면 잘 되었다고 자화자찬하며 마무리. 밝은 색의 바닥이 긴 장마속에서도 마음을 화사하게 해주었다. 눅눅하고 어둠침침했던 공간을 계속 밝혀나가는 게 기분이 좋아서, 아무것도 없는 텅빈 공간에 오래도록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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