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칸막이와 배선작업

의식"주"일상실험

by 문성 moon song

설치한 수전과 세면대도기를 연결했다. 하수도로 연결되지 못한 배관을 하수구앞에 두고는 생각이 많아졌다. 다시 연결을 궁리해야할까 고민하다가 점점 복잡해지는 일을 상상해보다가 결국은 마음을 접었다. 조금 더 편리한 생활을 위해서 어디까지 수고로움과 비용을 감당할 것인가, 언제나 선택과 결정, 감수의 문제.

다만 그 위에 유리칸막이를 설치했다. 이것도 꽤나 힘든 작업이었다. 친구가 엄청나게 애를 써줬다. 천장의 콘크리트를 전동그라인더로 갈아내어 위치를 만들고 주문해둔 강화유리판을 달았다. 좀더 편안하고 쾌적한 생활공간으로 만들고 싶었기에 조명 역시 다시 달기로 하고 전선을 정리하고 비데는 반드시 있어야한다는 친구의 주장으로 천장전선에서 선을 더 뽑아서 연장해 비데의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콘센트도 만들어두었다. 장마의 끝자락이 되어서야 드디어 욕실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일과 인테리어로 지친 나를 토닥여주듯, 친구가 나무로 조각하고 금박을 입혀 만들어 둔 깜짝선물을 주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브런치의 이름이자 내 이름의 동음이의어로 만들어준 집의 이름. 일단은 바닥에 두고 감상한다. 어디에 붙이는 게 좋을까. 친구는 실내의 눈에 띄는 자리에 붙일 걸 상상하는 눈치였지만 나는 현관문앞에 붙이기로 마음먹었다. 이렇게 조금씩 인테리어 과정의 끝을 상상할 수 있다는 게 기운을 낼 수 있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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