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면대 위에 거울및 수납장을 달았다. 작은 욕실인데다 정사각형꼴의 공간이라 수납함은 처음부터 컴팩트한 걸 골라야했다. 역시 서핑의 세계를 헤매다가 찾아낸 이케아의 욕실수납함. 15cm로 찾아낸 것중에 폭이 가장 좁기도 했고 디자인도 깔끔했으며 가격도 절반이하로 저렴했다. 나머지는 동일한 디자인의 동일한 공장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몇가지 제품들을 인터넷상점들이 도매, 저가라는 이름으로 파는 것이 전부. 이쯤되자 궁금해졌다. 시장이 작아서인가. 아니면 브랜드의 기성품을 선호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나머지의 다양한 제품들이 유통되기가 어려운 건가. 답은 찾지 못하고 다른 제품들도 필요할 때마다 이케아를 뒤지기 시작했다.
매일 화장실과 욕실을 쓰면서 느꼈던 것들을 바탕으로 하나씩 인테리어를 더하기 시작했다. 샤워기의 헤드를 교체했다. 고루 분사되며 높은 수압을 유지해줄 수 있는 것, 그리고 염소와 녹을 걸러줄 수 있는 필터가 있는 것으로. 변기의 비데를 설치하고 사소하지만 꼭 필요하다고 느낀 것들도 목록을 추가했다. 휴지걸이와 화장실 청소용품과 청소용세제, 휴지와 수건을 둘 수납함. 수건걸이도 필요했다. 목록의 물품들을 검색해보고 크기와 디자인과 가격을 비교해보고 인터넷으로 구매하고 이케아에 가서 구매, 설치까지 몇주가 걸렸다.
일상적인 것들을 다시 돌아보고 어떤 기능이 필요한지 따져보고 물품을 고르며 그런 기능이 있는 것들을 찾는 일, 그리고 실제로 그게 아파트와 같이 규격화되어 있지 않은 내 집에 적합한 크기인지 확인해보며 적합한 가구와 물품을 고르는 일은 생각보다 까다로웠지만 그렇게 하나하나 갖춰나갈 때마다 뿌듯하기도 했다. 내 키와 몸에 딱 맞는 사이즈의 세면대와 거울, 샤워기와 샤워부스, 비데와 휴지걸이, 수납함과 수건걸이. 각각의 가구와 물품들이 제몫을 하는 것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매일같이 쓰면서 특히 유용하다고 느끼는 건, 이케아의 3단수건걸이. 180도 자유롭게 돌아가고 길이도 확장되기에 가볍게 쓴 수건을 말리면서 샤워하며 간단히 손빨래한 속옷도, 스타킹이나 양말로 함께 말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