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성 moon song Jun 03. 2024

당신이 보는 당신은  누구인가요.

독일할머니와 한국아가씨, 편지로 삶을 주고받다.

이제 다시 사빈에게 편지를 할 차례였다.


나는 편지가 늦어진 걸 사과하며 지금까지의 상황을 간략히 설명하고 첫 번째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보는 당신은 누구인가.


당신의 관점으로 당신을 소개해달라는 것이었다. 앞으로 이어지게 될 대화를 좀 더 풍부하게 받아들이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우선은, 나 역시도 사빈이 소개하는 그녀를 알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오롯이 그녀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대화를 시작하고 싶었다.


안녕하세요 사빈!
오랜만에 편지를 보냅니다. 늦게 답장을 보내서 죄송해요.
많은 과제가 있었지만, 당신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마음에 있었습니다.
저는 많이 고민했답니다. - 글쓰기, 그림 그리기, 사진 등 어떤 것이 좋을지, 얼마나 자주, 얼마나 오래, 어떤 종류의 질문과 계층 등을 중점으로 할지 등- 그리고 그 생각들로 인해 시작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죠. 그래서 저와 같은 젊은 여성들이 당신과 공유하고 싶어 하는 몇 가지 질문을 모아서 정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결국은 단순하게 시작하고 질문들은 진행해 나가며 세부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우선 한국의 온라인 글쓰기 플랫폼에서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를 했어요. 약 3,400명이 구독하고 있는 플랫폼에 한국어로 말이죠. 앞으로 제가 질문을 하고 사빈이 답변을 해주시면 그것을 한국어로 번역해 플랫폼에 업로드할 생각입니다. :)
여기까지가 제가 당신에게 공유하고 싶은 것이에요. 어떻게 지내셨나요? 당신과 당신의 가족, 친구들은 잘 지내고 있나요? 항상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행복하길 바랍니다!
저는 이번 겨울에 새로운 그리고 아직 진행 중인 여러 가지 일들로 바빴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 프로젝트를 이어나가고 싶었고, 드디어 그것이 진행되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서 행복하네요.

제가 이 프로젝트에서 첫 번째로 여쭤보고 싶은 것은, '당신이 보는 당신은 누구인가'입니다.
바로 당신의 관점에서 당신 자신을 소개해 주시는 거죠. 당신을 모르는 독자들에게요. :)
간단하게 쓰셔도 되고 길게 쓰셔도 됩니다, 원하는 대로 쓰셔도 좋아요!


편지를 다 쓰고 막상 보내려니, 다시금 가슴이 두근거렸다.

빛과 그림자 ©김문성, 2024. 


어린 시절, 새로운 친구와 펜팔을 시작하던 순간으로 돌아간 것처럼. 누군가와 대화를 이어나가는 데에 이렇게 설레는 게 얼마만이지. 마음을 담은 대화를 기대하고 또 이어간다는 게 주는 기쁨이 바로 이런 것이었지. 씩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한 번 더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질문들, 나와 같이 고민하는 이를 찾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