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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생의 오늘 Dec 26. 2021

이게 최선인가요?


삶은 참 치열하고 고되다.


한 고개 넘으면, 또 한 고개.

이제 한 숨 돌릴까 싶으면,

기다렸다는 듯

또 다른 삶의 문제들이

불쑥 고개를 내민다.




얼마 전,

사촌 동생이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큰 사고를 당했다.


어두운 밤에 지나가던 차량이

사람이 지나가는 줄 모르고

그대로 그녀를 치였고,

어린 나이에 다리 골절로  큰 수술을 받게 되었다.


다행히 수술은 잘 되었지만,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나는 남편과 함께 병문안을 갔고,

홀 쑥 해진 외삼촌의 얼굴을 보며

무어라 위로의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그런데

외삼촌은 오히려 무덤덤하게

우리의 안부를 물으셨고,

사촌 동생의 상태에 대해 말씀하셨다.


"최악은 면해서 다행이야.

그래도 그때 메고 있던 책가방 덕분에

차에 치여 넘어질 때도 머리는 안 다쳤어."


그리곤, 몇 마디 덧붙이셨다.


 "그 보다 내가 걱정되는 점은,

  우리 딸은 항상 최선의 경우만 생각한다는 거야.

  그런데 살다 보면 내가 최선을 다한다고,

  다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거든."


"우린 타인의 불행을 가벼이 보며,

 자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경우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지 않아."


말을 듣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마치  이야기처럼 들렸다.




우린 늘 최악을 면한 우리의 삶에

감사함과 안도감을 느끼기보단,


오늘도 최선의 삶을 살지 못한,

스스로를 자책하며 채찍질하고 있진 않을까.


자신에게 겨누는

'최선'의 화살을 조금 내려놓아도

우리는 충분히 "잘" 살고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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