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이 패시브인 나라
부족한 국토 면적, 지하자원도, 화석연료도 없는 나라
멀리 떠나와 생활을 하고부터, 그들의 말도 안 되는 기적은 더욱더 빛을 보였다. 가까이서 보는 것과 멀리서 보는 것이 확연히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가끔은 사람들끼리 벌이는 이해할 수 없는 욕심들로 이 나라가 미워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내 나라를 싫어하냐?" 하면서도 그게 반복되니 그렇게 무신경을 선택하게 되었다. "내 할 일이나 잘하자, 결국에는 내가 있어야 나라도 있는 거지. 언제는 국가로부터 지원받았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후반전을 보려고 그렇게나 서둘렀는가. "어차피 질 것이다, 마음 편히 하자. 스포츠 못한다고 죽는 것도 아니지 않나." 이런 마음들은 어디로 사라지게 되었는가.
외국에서 계속 살 거지? 국적은 어떻게 할 거야?
이들의 질문들도 나를 생각해주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10년을 넘게 써 온 한국 번호가 사라졌을 때, 마음속에 무언가의 실도 함께 없어진 느낌이었다.
사람마다 국가의 이념이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래서 그렇게 떠나간 사람들은 그들의 선택이고 인생이다. 누가 무엇을 한들 손가락질받을 이유는 없다. 지적하는 잡음은 그들의 열등감에 의한 것이다.
나에게 사회성, 경제성, 그리고 미래 그 모든 걸 보았을 때 이민은 장점밖에 없지만 아직은 차가운 계산보다는 해학의 민족에 더 마음이 간다.
"호랑이 나라 사람이 호랑이 나라에 살아야지 어떻게 곰의 나라 가서 살아"
그렇게 보여준 그들의 기적은 형언할 수 없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때, 불가능에 가까운 순간, 다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언제나 기적처럼 살아나는 그들의 모습은 알게 모르게 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