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가능성
일면식이 없음에도 인상 만으로 스스로의 분위기를 비추어 주는 사람들이 있다. 목소리 톤, 말투, 몸짓을 떠나 가만히 숨만 쉬고 있어도 따뜻한 에너지가 전달된다. 마치 아우라처럼 느껴지는 이런 성질은 노력으로 얻기도, 다루기 힘든 특성인 것 같다.
이런 이들은 무슨 일을 시작해도 반드시 성취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시작이 좋지 않았음에도 결국에는 이루어내고 마는, 단순히 사람이 좋아 보여 호감을 보여주게 되는 것만이 아닌 선과 악이 어째서 극명하게 나뉘어 있는지 증명해 내는 존재들인 것 같다.
그렇다. 내게는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부러움에 갈구하고 있다. 이런 이들과 마주할 때마다 나는 그들이 어떻게 해서 그런 힘을 얻어낸 건지 궁금해한다. 이런 호기심을 비집고 들어가지 않아도 그들의 자라온 환경을 비추어 알려주는 경우가 다수였다. 사랑스럽기 때문에 사랑받고 자란 건지, 반대되는 건지 모르겠다.
이런 이들은 크게 삐끗했다고 해서 쉽게 무너지지도 않는다. 언제든 다시 일어나서 걷고 뛸 수 있다. 내가 갖고 싶은 건 그런 선한 모습이 아니라, 안될 것도 되게 만드는 그 에너지이다. 혹여나 똑같이 행동하면 나도 얻을 수 있을까 싶어 그렇게 사람을 도와줘 봤다. 결국 만들어진 따스함은 어중간한 모습으로만 흉내 낼 수 있다.
사람을 도울 때 내 영향력 펼치자고 했던 행동들이 아니었다. 그들이 도움 받아 목표 성취한다면 그 경험이 나한테도 오는 거라 생각했다. 이 때문에 오해를 때때로 사게 되지만 그렇다고 내 속내를 말하면 믿어주겠나. 내 진심을 드러낼수록 허공에 띄워진 물음표가 느껴진다.
한 번 시도하기로 마음먹었으면 최선을 다해서 해야지, 어중간히 이도 저도 않게 행동하는 모습은 스스로의 자존심이 못 버틴다. 도와주는 것이 그러하였다. 그렇다고 이런 이들의 물음표를 속 시원하게 타파하자니 간단명료하고 알기 쉽게 대답해야 하는데, '왜 도와줬어요?' 라는 말에 '에너지 얻으려고요' 라고 말했다. 뭐 이 미친놈 소릴 듣는다는 건 지금은 받아들여야 하는 것 같다.
아니 본인 속내를 터놓고 이야기 하나 보통?
도와주는 데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가 싶다가도, 솔직하게 말하자고 '저는 차갑고 찬 성질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따뜻한 사람들의 될 성싶은 나무 같은 특성을 저도 갖고 싶습니다' 라고 말하면 누가 좋게 받아줄까?
사실 나도 알고 있다. 그렇다고 다른 모범 답안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그걸 말하면 상대방을 속이는 거 아닌가.
따뜻한 이들과 상반되는 이가 그리 되려면 애초에 궤변 일수도 있겠다.
연금술 같은 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