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manly 로컬처럼 놀고 싶으면, 맨리 비치
여름에는 역시 바다이다. 동쪽에 본다이(Bondi)가 있다면, 남쪽에는 크로놀라(Cronulla), 북쪽에는 맨리(Mannly)가 있다. 맨리 비치는 1788년 호주 1대 총독인 아서 필립이 원주민(Aborigin)의 기운이 당차고 남자답다고 하여 Manly라고 이름을 부쳤다. 어떤 게 남자다운 것인지 성 차별이지만 1788년 우리나라에는 정조 12년으로 230년 전이니 이해를 하도록 하자.
맨리를 가려면 Ferry 가 최고이다. 서큘러키(Circular Quay)에서 관광객용 유람선이 아니라 노란색, 녹색으로 된 대중교통용 페리를 타고 30 분가면 된다. NSW교통카드인 Opal 카드를 찍고 탄 페리는 시드니 올림픽 공원 방향과는 정반대로 시드니 외항으로 나아간다. 포트잭슨 (Port Jackson)의 Middle head를 지나 North Head 가 바로 맨리이다.
시드니 지도를 보면 Head라고 표현하는 부분은 육지에서 바다 쪽으로 방파제처럼 돌출되어 있는데, South Head는 왓슨 베이(Watson Bay), Middle Head는 모스만(Mosman), North Head는 맨리(Manly)이다. 시드니가 3대 미항이 되게 하는 지리적 요건이다. 미항이 되기 위해서는 암초가 없이 수심이 깊고, 파도가 약해 잔잔하고 또 배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아름다워야 한다. 시드니항은 수심은 60미터까지 되고, 맨리 가는 길에 보다시피 물길이 꼬불꼬불 되어 있고 중간중간에 조금한 섬들도 있어서 큰 파도들을 작게 온순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릿지를 바라보며 해안가 언덕 위로 집들이 한가로이 자리를 잡고 있고 요트와 수륙 양륙기가 물 위에 미끄러지고 바다 비린내가 나지 않고 갈매기마저도 통통하니 때깔이 좋다. 주말엔 20만 톤급의 크루즈들이 오나 가면서 갑판에는 5000여 명의 승객들이 또 시드니에 올 날을 기약하며 손을 흔들고 있으니 정말로 20년을 봐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어느덧 맨리 선착장에 내리면 바로 오른쪽으로 카약(kayak)이니 스탠딩 패들 보드 (standing Paddle Board)를 대여해주는 조금한 비치가 있다. 물이 잔잔해서 어린이가 놀거나 피크닉 하기 좋은 장소이다. 해변 길인 Esplanade를 따라가면 4 Pine 맥주 양조장 (Brewery)이 보인다. 여기가 4 pine 맥주 양조장은 낮 12시부터 내부 투어를 통해 수제 맥주를 시음도 하면서 맥주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볼 수도 있다. 첫 번째 코너 Wentworth st로 꺾어 들어가면 맨발(Bare foot)이라는 이름의 스페셜리티 카페가 있다. 여기가 뒤쪽이고 Coles 있는 길이 멘리의 상가, 펍, 수영복 가게들이 있는 메인 거리이다. 헝그리 잭 (Hungry Jack), 립컬(Ripcurl), 오클리(Oklay), 그리고 스타벅스(Starbucks)가 있다.
그리고 정면으로 맨리 비치가 쫙 펼 펴진다. 3Km의 모래 해변과 쭉쭉 높게 뻗은 노폭 나무(Norfork tree), 얼핏 소나무처럼 보이는 Norfork tree의 원산지는 시드니에서 1,600Km 떨어져 비행기로 2시간쯤 가는 남태평양의 Norfolk island이다. 호주 동부 바다는 대산호초를 비롯한 암초들이 많아 항해하면서 배가 부서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노포크 섬에 있는 이 키가 큰 나무는 배 고치거나 돛으로 만들기에 아주 좋았기에 호주 동부의 해안가에 많이 심었다. 그리고 노폭 나무가 상징인 노포 섬은 1916년에 호주령이 되었다.
맨리 비치는 특히 여름에 오면 옛날 한국 해수욕장처럼 파라솔과 비치 의자 그리고 서핑보드를 빌려준다. 해변가로 파라솔 꼽고 누워서 서핑하다가 달달한 캐러멜 마끼아또 마시고 놀기에 딱이다. 뭔가 본다이 비치보다 사람들이 많지 않고 비치 규모도 작아서 좀 가족적이고 소박한 느낌이 든다.
남쪽으로 2Km 해안을 따라가면 숨겨져 있는 셀리 비치(Shelly beach)가 나오는데 중간에 락풀(Rockpool)이 있어 어린이들이 수영 연습하기 좋고 그쪽 해안가 따라서 스노클링 하기에 좋다. 셀리 비치에서 락 풀이 있는 곳까지 스노클링 하면서 바다를 보며 천천히 헤엄쳐오면 20분 거리 되는데 수심이 2-3미터 안팎으로 해초들도 있고 모래 바닥으로 물고기들도 종종 보인다. 거북이도 있다고는 하는데 한 번도 본 적은 없고 물론 아쿠아리움처럼 많은 물고기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황무지에서 만나는 물고기 한 마리 두 마리는 자연산과 양식의 차이라고 할까? 비유가 이상하지만, 야생에 뛰어노는 싱싱한 물고기를 만나면 이 망망대해 바다에 혼자가 아니구나 싶어 반갑고 신기하다.
스노클링 할 때는 항상 준비운동을 하고 들어가고 호주의 한여름이라도 바닷물은 제법 차다. 남극에서 올라오는 타즈만 바다이다. 그러니 최소한 래시가드나 웨트슈트를 입으면 체온 유지나 약간의 부력이 있어서 좋다. 항상 혼자 들어가지 말고 짝을 지어서 다니도록 해야 되며, 수시로 나의 짝꿍이 잘 있나 혹시나 너무 해변에서 멀리 가면 조류에 떠내려갈 수 있으니 스노클링 추천하는 장소를 벗어나지 말아야 된다. 보통 스노클링 추천 장소가 물고기들도 있지만 조류가 없고 파도가 없는 곳이다.
스노클링 할 때 물안경에 습기가 찰 수가 있는데, 스노클링 하기 전에 물안경에 습기 제거액을 뿌리거나 아니면 침을 발라주면 좀 낫다. 스노클링 도중에도 물안경에 틈을 약간 줘서 바닷물을 조금 넣어서 헹궈내는 기술도 있는데, 스쿠버 다이빙할 때 필수적으로 배우는 기술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스노클링을 하고 물밖로 나올 때가 제일 중요하다. 물밖로 나오기 전에 어느 해변, 바위로 올라가서 나올지 안정적인 위치를 확인해야 된다. 파도가 있다면 바위에 부딪칠 수도 있고 바닥에 성게나 조개에 발을 찔리거나 베일 수도 있고 해초들에 미끄러져 넘어질 수도 있다. 특히 물밖로 나오면 갑자기 체온이 떨어져 오한을 느끼거나 몸의 중심이 잘 안 잡히니 몸의 중심을 낮춰서 조심해서 나오도록 해야 된다.
요즘 하우징이 좋아서 아이폰이나 고프로로 수중 촬영하면 더욱 좋기도 하다. 내가 만난 물고기의 이름을 하나씩 앞에 있는 표지판에서 확인해보면 그 물고기는 이름 없는 물고기가 아니란 것을 안다. 앵무새 물고기, 유니콘 물고기처럼 이름이 있고 암수에 따라 주변 환경에 따라 몸 색깔이 성별까지 바꿀 수 있는 물고기도 있다. 사랑을 가지고 자세히 봐야 보인다.
군 제대 후에 필리핀 보라카이섬에서 PADI 다이버 마스터로 있었는데, 처음 바다에 들어갔을 때를 잊을 수가 없다. 정말 영화 속에서난 보는 것 같은 알록달록한 산호들과 그 속에 숨어있는 아네모네 피시, 화난 것처럼 항상 가시를 뻗고 있는 라이언 피시, 공처럼 부풀어 오르는 북어 - 푸퍼 피시, 그리고 거북이가 눈앞에 있으니 그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아침 일찍부터 다이빙을 시작해 중간중간 규정 휴식시간을 갖고 야간 다이빙에는 랜턴으로 물고기들이 자는 것을 보고 나왔다. 다이빙은 정말 딴 세상이다. 고요한 물속에서 내가 내벹는 물방을 소리도 참 좋고 대자연속에서 하나 되는 경건한 느낌까지 든다.
호주의 그레이트 베이어 리프(Great Barrier Reef)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많이 한다. 물고기와 거북이들도 보이고 하얀 산호들도 많이 볼 수 있다. 하얀 산호는 온난화로 인하여 알록달록 화려한 색을 띠면 동물이자 식물처럼 고정되어있는 산호들의 시체이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되는데 그나마 바다가 23%, 생태계에서 15% 정도를 흡수하여 환경오염의 속도를 낮추고 있으나 임계점이 다다르고 있다. 그 증거로 바다는 산성화가 되고 있고 해수온 역시 상승하며 전 세계의 산호 절반 이상이 하얗게 변해버렸다. 다이빙을 하면 바다의 아픔이 더욱 가슴으로 다가온다. 이제 바다를 보호해야 된다.